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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08년 12월 06일(土)
정권마다 반복된 ‘가족 옥살이’ 언제까지…
역대 정권들 친인척 비리史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가 세종증권(현 NH증권) 인수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전두환 정권 이후 예외 없이 역대 정권하에서 대통령 친인척 비리가 발생한 셈이다.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히며 정권의 안위까지 위협할 수 있는 친인척 비리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으로 대통령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가족을 중시하는 특유의 가정문화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비슷한 동양권 문화에 속한 태국과 대만도 친인척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선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부끄러운 친인척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친인척 비리 근절이야말로 선진
정치문화로 가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1. 역대 친척형 비리사건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경환씨는 지난 1988년 3월 새마을운동중앙본부 회장을 지내면서 공금 76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형 기환씨는 같은 해 8월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운영권 강제 교체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사촌 형 순환씨와 사촌동생 우환씨, 처남 이창석씨도 각종 이권 개입이나 탈세 및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고종사촌 처남인 박철언 전 정무장관은 김영삼 정권 출범 이후 슬롯머신 사건으로 구속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촌 처남 손성훈씨는 덕산그룹 관계자로부터 광주 조선대 운영권을 되찾게 해달라는 부탁과 1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명박 정권도 집권 초기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 언니 김옥희씨가 비례대표 공천 청탁과 관련된 사기 혐의로 구속돼 오점을 남겼다.

2. 자녀 연루 비리사건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소영씨는 지난 1994년 외화 밀반출 혐의로 남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구속되지는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으로 ‘소통령’으로까지 불리던 현철씨는 1997년 기업인들에게서 66억여원을 받고, 12억여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구속됐다. 현철씨는 2004년에도 17대 총선을 앞두고 조동만 전 한솔 부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2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세 아들 중 2명이 수감생활을 겪었다.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은 2003년 5월 기업체로부터 이권 청탁 명목으로 25억여원, 정치자금 명목으로 22억여원을 받고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구속됐다. 삼남 홍걸씨도 2001년 3월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로비와 공사 수주 로비 대가 등으로 36억9000여만원을 받고 2억2000여만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구속됐다.

3. 친인척들 검찰에서의 대우는

노건평씨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120호 특별조사실에서 조사받았다. 이곳은 기존에 ‘VIP룸’으로 불리던 1113호 조사실을 올해 4월 개조한 것으로 51㎡의 면적에 수면실과 샤워시설, 세면대, 침대, 영상녹화시설 등을 갖췄다. 노씨는 리모델링된 조사실에서 처음 조사를 받은 피의자로 기록됐다. 1113호 조사실에서는 김홍업 전 의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신승남 전 검찰총장 등 정·재계 고위 인사들이 조사를 받았었다.

4. 대검중수부는 어떤 곳

노건평씨의 수사를 맡은 대검찰청 중수부는 검찰 내 최고 사정수사 부서로 불린다. 노씨를 비롯, 전경환씨, 김현철씨, 김홍업씨 역시 중수부 조사실을 거쳐 구속됐다. 그러나 친인척 비리 수사 과정에서 ‘살아 있는 권력’과 맞닥뜨릴 수밖에 없어 늘 풍파를 겪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노씨의 경우처럼 정권이 바뀐 뒤에야 전 정권의 비리를 파헤치는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5.비리 연루자 근황은

박철언 전 장관은 최근 자기 돈을 횡령했다며 모 대학 여교수 강모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면서 이목을 끌었다. 박 전 장관은 “1999년부터 차명계좌로 관리하던 돈에 대한 은행관련 일처리를 강씨에게 부탁했는데, 강씨가 맡긴 돈 178억여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현철씨는 지난 10월27일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에 선임되면서 정치에 복귀했다. 김홍업 전 의원은 18대 총선 때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이에 불복,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전경환씨는 외자유치를 도와주겠다며 건설업체 대표에게 7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됐다.

6. 수사 검사들은 지금

친인척 인사들을 구속시킨 검사들은 대부분 출세가도를 달리거나 유명세를 탔다. 이를 바탕으로 정치권에 노크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 인물이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다. 지난 1988년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의 큰형 전기환씨를 구속시켰고, 1992년 서울지검 강력부에서는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얻게 해준 ‘슬롯머신업계 비호세력 사건’ 수사로 ‘6공의 황태자’ 박철언 전 장관을 구속시켰다.

김현철씨 사건 수사 초반에 관여했던 최병국 당시 대검 중수부장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3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현철씨를 구속시켰던 이훈규 전 인천지검장은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로 충남 아산에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7. 李대통령 친인척 관리는

‘친인척관리팀’이 별도로 구성돼 있는데 민정수석실의 장다사로 민정1비서관실이 책임을 맡고 있다. 이 팀은 초창기 3명에 불과했으나 8월 대통령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 언니인 김옥희씨 공천 개입 사건 파문 이후 6~7명으로 늘었다. 이 팀이 관리하는 대통령 친인척은 1000명 안팎에 달한다. 대통령 쪽으로 친가 8촌과 외가 6촌, 영부인 쪽으로 친가 6촌과 외가 6촌 이내 등이며, 이 가운데 집중관리대상은 100여명이다. 이 팀은 경찰, 검찰, 감사원, 정보기관 등 유관기관으로부터 이상 첩보가 접수되면 집중적으로 내사에 들어간다.

8.친인척 비리 왜 근절 안되나

역대 정권에서 대통령 친인척 비리가 반복되는 이유로는 한국 특유의 가족중심적인 문화,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구조 등이 꼽힌다. 부자, 형제가 서로 깊이 의지하는 한국적인 가족주의는 친인척에게 특별한 권위를 부여한다. 이 때문에 이권을 노리는 자는 대통령 가족 등 친인척에게 끊임없이 접근한다.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도 친인척 비리가 반복되는 중요한 원인이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를 낳기 마련이다.

9.외국의 사례-태국

통신 재벌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는 2001년 총선에서 압승, 재임 6년 동안 수많은 부정과 부패를 저질렀다. 태국 검찰이 지난 8월 탁신 전 총리의 부정축재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 제기한 압류소송 금액만 760억바트(약 3조1800억원). 검찰은 또 탁신 전 총리가 자신과 관련 있는 회사에 거액을 불법 대출해준 사건 등 10여건의 비리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탁신 전 총리의 부인과 처남은 5억4600만바트(약 228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지난 7월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10.외국의 사례-대만

11월12일 구속되면서 ‘대만의 수치’로 전락한 천 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이 대표적인 사례. 지난 5월20일 물러난 지 5개월여 만에 천 전 총통을 비롯해 부인, 사위 등 가족 중 다수가 구속되거나 기소됐다. 천 전 총통이 취한 부당 이익은 지금까지 검찰 수사로 밝혀진 액수만 약 10억대만달러(약 450억원)에 달한다. 부인 우수전(吳淑珍)은 백화점과 건설회사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처남 우징마오(吳景茂)도 돈세탁 혐의로 지난 10월 구속됐다. 사위 자오젠밍(趙建銘)과 사돈 자오위주(趙玉柱)는 30억원의 부당 주식 거래 혐의와 탁구협회 기금 횡령 등으로 2006년 5월 구속 기소됐다.

유병권·한강우·권로미·김성훈기자 yb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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