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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09 신춘문예 게재 일자 : 2009년 01월 01일(木)
당선!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처럼 막막하다
시 당선소감 - 강지희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기찻길 옆 우리 집은 탱자나무가 담장이었다. 손에 상처가 생기는 줄도 모르고 울타리가 낳은 노란 전구알 같은 탱자에 경부선 기차 소리를 받아 적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자주 내가 쓰는 언어로 세계의 결을 환하게 열고 싶었지만 제 몸을 가시로 감싼 탱자나무처럼 가시 속에 숨은 시의 언어들은 좀처럼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잡았다고 생각하면 어느새 빠져 달아나는 언어의 꼬리, 그 미끄러짐들. 그때마다 나는 네모난 종이로 학을 접었다. 일곱 번 몸을 접고 마지막 날개를 펴주어도 날아가지 못하는 새, 내 언어를 들고 푸른 신호등을 따라 삼각지 로터리를 도는데 어떤 목소리가 내 옷깃을 파고 들었다. 갑자기 마른 몸을 털며 종이학이 날아오르고, 갖가지 색깔로 접었던 물고기들이 별로 살아나 파닥이기 시작했다.

당선!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처럼 두렵고 막막했지만 가시가 심장을 찔러대도 모든 아픈 몸들을 보듬으며 나아갈 것이다. 칠년 만에 보내준 화해의 품 안엔 가시가 있을 테지만 사랑하는 이들을 믿듯 나의 시를 믿기로 한다.

부족한 제 시에 손을 들어주신 황동규, 정호승 선생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언어를 빛나게 갈고닦아 시에 부려 놓는 방법을 가르쳐주신 이기철 교수님, 시어가 대상과 나를 만나 어떻게 새로운 몸과 현실을 만들 수 있는가를 보여주신 손진은 교수님 두 분께 두고두고 감사의 마음을 전해도 모자라는 느낌이다.

늘 바쁘게 쫓기는 시간들을 불평 없이 뒷바라지해준 남편, 수능으로 고생하는 딸 지수가 고맙고 당선 소식에 가장 기뻐해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함께 보듬고 격려해준 영남대와 경주대 사회교육원 문창반 문우들이 떠오른다. 지면을 빌려 따뜻했던 마음들에 손을 내민다. 저를 알고 있는 모든 분들과 이 영광을 함께하고 싶다.

▲1963년 영천 출생

▲영남대·경주대 사회교육원 문창반 재학중

▲페이퍼 로즈 공예연구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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