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기업은 위기뒤 더 도약”

삼성그룹의 대대적인 세대교체 바람과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 중국 정부의 반덤핑 시비 등 온갖 위기감이 증폭된 가운데 삼성의 석유화학 최고 경영진에 오른 신임 사장단들이 취임 일성으로 ‘위기 이후 도약’을 강조하면서 본격적인 조직 정비에 나섰다. 이들 사장단의 취임 공통 화두는 ‘불황 이후를 대비한 경쟁력 강화’로 실제 위기 극복 과정에서 제시할 구체적인 청사진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석유화학 기업인 삼성토탈의 유석렬 사장은 지난 23일 취임식에서 ‘경종’부터 울렸다. 그는 “세계 실물경제는 생산·소비·투자 등 대부분의 지표가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며 본격적인 불황에 들어섰다”면서 “석유화학산업 또한 실물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하강 사이클에 접어들었고,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 시장의 둔화와 자급률 향상 등으로 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위기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에게는 퇴출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되겠지만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게는 세계 경제의 전면에 나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조직 결속력 강화’, ‘차별화’, ‘경영 스피드’ 등 3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제일모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황백 사장은 22일 취임식을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부드러운 변화’를 강조했다. 황 사장은 “사자같은 맹수는 새끼를 물 때와 먹이를 사냥할 때 사용하는 이빨이 다르다”고 말했다. 창의적 사고는 부드럽게 하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행동은 누구보다 빠르고 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황 사장은 “현재 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이 오히려 제일모직이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위기는 늘 존재해 왔고, 이러한 급변기를 거치면 강자는 더욱 강해졌다”고 자신감을 가질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윤순봉 삼성석유화학 사장도 23일 취임식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주변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흑자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사에서 구체적인 해법으로 ‘4로 1어’를 제시했다. 윤 사장은 “‘미래로’, ‘밖으로’, ‘스스로’, ‘실질로’, ‘더불어’가 삼성석유화학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며 “위기 이후를 위해 미래 먹을거리를 찾아 올해 만성적자를 탈피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