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성폭력 파문’ 확산일로>위원장 선거 때문에 피해자에 은폐 압력?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전·현직 간부들이 지난해 12월 당시 혼전양상으로 진행되던 전교조 위원장 선거 때문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성폭력 사건 은폐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12월6일은 전교조 위원장 선거 결선투표(9~11일)를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당시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과 같은 온건파인 ‘참교육실천연대(참실련)’소속의 정진후 후보는 결선투표까지 가는 혼전을 거쳐, 51.7%의 투표율로 48.3%를 얻은 강경파인 차상철 후보를 꺾었다.

전교조 지도부가 깊숙이 개입한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 도피과정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것까지 알려질 경우 선거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 전교조 지도부로서는 전교조 소속도 아닌 가해자 K씨의 성폭력 사건 무마에 적극 나섰을 공산이 있었을 것이라 제기되고 있다.

또 정진화 전 위원장의 차기 민노총 위원장 도전 가능성도 성폭력 사건 무마 이유로 꼽힌다. 정 전 위원장은 민노총 운영과정에서 매번 이석행 위원장과 뜻을 같이 해, 노동계에서는 올 연말 벌어질 차기 민노총 위원장 선거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상황이었다. 실제로 전교조는 수배당한 이석행 위원장을 전교조의 박모 부위원장 집에 숨겨줬고, 전교조 소속인 피해자 A씨 집을 이석행 위원장의 도피처로 제공하는 등 도피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성폭력 사건 피해자측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A씨의 소속 연맹 위원장과 연맹 소속 간부들도 민노총 간부들과 마찬가지로 (사건을 축소·은폐하는 쪽으로) 압박을 해왔다”고 밝혔다.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