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이버 도박’ 국내 거점 첫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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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토트넘 홋스퍼’의 스폰서로 유명한 맨션(MANSION)의 계열사가 한국에서 영업을 하다 적발됐다. 내국인이 해외에 서버를 둔 도박사이트에 접속해 불법 도박을 한 사례는 적지 않지만 해외 유명 도박회사 한국 시장을 직접 공략하다 적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4일 인터넷을 통해 불법 인터넷 도박을 개장한 혐의(도박개장 등)로 해외 유명 인터넷 도박회사인 맨션의 계열사 맨션88(MANSION88)의 아시아 마케팅 담당 매니저 김모(26)씨와 한국 총판 임모(34)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조모(35)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이용한 2700여명 가운데, 5000만원 이상 도박을 한 김모(28)씨 등 70여명에 대해서도 소환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2007년 12월부터 1년 동안 맨션88로부터 인터넷 도박사이트 13개를 임차해 한국지사를 설립,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회원 2700여명을 모아 300억원대의 도박장을 운영해 40억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등에 사이버머니 충전 등을 위한 작업장을 설치하고, 도박을 권유하는 문자메시지 및 스팸메일을 대량 발송해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필리핀 현지 카지노 장면을 필리핀·마카오 등 해외에 설치한 서버를 통해 회원들에게 생중계하면서 바카라, 룰렛 등의 도박에 실시간으로 돈을 걸고 참여하게 했다. 도박장 운영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맨션88과 한국총판이 9대 1로 분배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작업장을 2~3개월 단위로 변경하며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및 용산구 이태원동 등에 있는 외국인전용 다세대빌라를 독채로 임대해 옮겨 다녔다고 밝혔다. 또 접속서버의 노출을 피하기 위해 유동 인터넷주소(IP) 등을 사용하고 다른 사람 명의의 대포전화 및 대포통장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맨션88은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스폰서로 유명한 세계적 도박회사 맨션의 계열사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사이버 도박 전문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카지노가 합법인 해외에서는 인터넷 도박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선 등록하지 않은 모든 인터넷 도박 영업이 불법이다. 도박 참가자 중 가장 고액인 사람은 5억5000만원 정도를 입금했다고 밝혔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