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줄기세포 연구 전쟁>‘꿈의 치료법’… 선진국 개발경쟁 불붙을듯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9일 줄기세포연구에 대한 재정지원을 허용함에 따라 8년동안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규제에 묶여있던 ‘잠자던 과학 거인’이 깨어났다. 미국은 정부의 지원 아래 일찌감치 줄기세포 연구에 뛰어든 영국, 일본을 의식해 막대한 지원을 할 것으로 보여 전 세계 줄기세포치료 시장도 빠른 속도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 시장 두 자릿수 성장 = 미국 산업계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으로 줄기세포 시장이 매년 약 10억달러 이상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줄기세포 산업성장률이 매년 두자릿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세계 줄기세포 시장의 평균 성장률은 약 23%. 정부 예산의 90% 이상을 지원하는 연방정부 산하 국립보건원(NIH)의 막대한 예산이 각 연구 단체와 관련 회사들에 집중되면 시장 팽창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년 3억달러씩 줄기세포 연구에 써온 캘리포니아와 뉴욕, 매사추세츠주 등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현재 진행하고 있는 배아줄기세포로 만든 신경세포 실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전 세계 30여명의 줄기세포 연구진이 한 자리에 모이는 회의인‘줄기세포 서미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줄기세포 치료 시장규모는 꾸준히 증가해 2016년 84억7600만달러(약 13조1600억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내에서 줄기세포 생산을 개발하는 회사만 200여개 이상. 지난 2006년에는 약 5900여명의 환자가 심장혈관, 암, 외과 수술 등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받았다.

◆ 각국 줄기세포연구 어디까지 왔나 = 미국은 올 1월 세계 최초의 배아줄기 세포를 활용한 제론사의 척추손상치료에 대해 임상을 허가했다. ACT사의 실명치료제와 인공혈액, 노보셀사의 당뇨병치료제도 임상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상 경쟁자인 영국 일본 등도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를 중심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iPS는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윤리적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유전정보를 바이러스에 입력해 새로운 세포에 주입, 기존 유전정보를 대치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교토대 연구팀은 지난해 iPS 연구비로 40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3~5년내 iPS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복제양 ‘돌리’의 고향인 영국은 이미 동물 난자에 사람 핵을 이식하는 이종간 복제 연구를 허용하고 있다. 영국과 캐나다 연구진들은 최근 신야 박사가 개발에 성공한 iPS보다 한 단계 진전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고 피부 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해 iPS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현재 영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스페인 등에서 진행 중이다. 중국도 최근 복제배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히는 등 미국 등 과학 선진국에 어깨를 견주기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