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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09년 03월 12일(木)
줄기세포 연구, 공감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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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제한 규정을 철폐했다. 반면, 2006년 황우석 교수 사태 이후 국내에서는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논의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줄기세포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연구비 지원을 확대하고 관련 법령을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그 무엇보다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현 세대의 가치관을 근거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윤리적 평가를 내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현재의 보편적 가치관이란 것도 긴 역사 속에서 보면 한낱 부질없는 편견이나 아집에 불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의 보편적 가치관 사이에는 실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1800년대 근대 의학기술이 유럽과 미국에서 발전할 당시를 보자. 그 당시 미국과 유럽에서 인간의 시체를 해부하는 것은 사회문화적으로 생각할 수도 없었고 법적으로도 대부분의 국가에서 불법이었다. 그러나 일부 의사는 신체의 해부를 통해서 인체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여야만 의술이 발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고, 자연히 그들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무연고자 시체를 사서 해부하곤 했다. 수요가 있으면 시장이 형성되게 마련이듯 19세기에는 시체의 암시장이 형성되기도 했다.

불법적이기는 하지만 의술이 발달하면 그 혜택은 후세대가 누리게 마련이고, 사회 관습과 가치관도 느리기는 하나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여 변화하게 마련이다. 미국의 의사들은 한 때 시체의 합법적 획득과 해부를 먼저 인정한 영국을 부러워했었고, 결국 미국에서도 19세기 동북부의 진보적인 주에서부터 시체의 기부와 해부를 합법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같은 현상이 오늘날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해서도 반복되고 있다. 오늘날처럼 국가 간 경쟁이 격심한 상태에서 인간을 불치병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줄 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가 막대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성공적인 줄기세포 연구 사례가 증가하면서 과거 인체 해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바뀐 것처럼 결국은 바뀌어 나갈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우리가 현재 보편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이해와 상반되는 행위나 결과가 드러나면 줄기세포 연구가 잠시 후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려는 상업적 동기와 미지의 세계를 남보다 먼저 개척하려는 과학자의 탐구심으로 인해 줄기세포 연구는 점차 그 속도와 깊이를 더해갈 것이다. 결국 의학교육과 연구를 위한 시신의 해부와 기증에 대해 현재 우리가 아무런 거리낌을 느끼지 않는 것과 같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병든 몸을 치료하는 데 대해서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지는 때가 올 것이고, 사회관습과 제도, 가치관도 그런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

문제는 줄기세포 연구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각국의 의도는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정체돼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의 시각과 주관에서 자기의 주장만 하지 말고 긴 역사적 시각에서 줄기세포 연구를 이해하고 생산적으로 논의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의 고난이 잘 예증하는 것처럼 새로운 과학기술과 가치관의 충돌 문제는 긴 역사 속에서 인류가 무수히 반복 학습한 것이고, 늘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민족이 번성했음을 명심해야 한다. 활발하던 연구 활동이 몇년 주춤한 사이 경쟁국들은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 앞서 가는 국민만이 미래에 선착할 수 있다.

[[권영선 / KAIST 교수·IT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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