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국내도 급속 확산> 어수선한 틈에 감염자 눈덩이… 지방 번질땐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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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 플루) 국내 확산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나흘 사이에 무려 19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집단발병한 외국인 강사뿐만 아니라 일반 입국객에서도 환자가 나오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을 맞아 미국 등 위험지역에서 유학생들이 대거 귀국할 예정이어서 한동안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한국에 신종 플루 공포가 엄습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집단발병한 C어학원 외국인 영어강사들에서 또다시 5명의 환자가 발생함으로써 27일 현재까지 이들 중에서만 모두 20명의 신종 플루 확진환자가 속출했다.

또 최근 미국 텍사스에서 입국한 유학생 1명도 확진환자로 판명했다. 이로써 국내 신종 플루 환자는 모두 29명으로 늘었다. 게다가 26일 오후 미국에서 입국한 승객 2명도 추정환자로 분류됐다. 이들은 모두 한국인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입국한 38세 여성과 뉴욕에서 입국한 19세 남성 등이다.

이처럼 미국에서 입국한 한국인들 중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사실은 앞으로 여름방학을 맞아 본격적인 귀국 행렬이 줄이을 경우 얼마나 많은 감염자가 입국할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잠복기 중에 입국할 경우 공항 검역소의 발열감시기나 검역질문서는 감염자를 가려내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위험지역 입국자에 대해 입국 5일 후에 실시하는 전화모니터링 역시 크게 역할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집단발병한 C어학원 외국인 강사들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들은 지난 15일을 전후해 입국했지만 전화모니터링에서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

특히 이들 강사들은 교육기간 동안 서울시내 곳곳을 돌아다녔을 뿐 아니라 수도권 일대와 부산·대구·춘천 등지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지역 주민들과의 접촉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특정 다수가 신종 플루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이들에 의한 2차 감염 환자가 확인될 경우 신종 플루의 확산은 손쓸 수 없을 정도로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들 외국인 강사 확진환자들이 배치까지 된 지역은 서울 도봉·성북·마포구를 비롯, 경기 부천·대구 등지다. 이들은 이동수단으로 지하철과 고속열차(KTX) 등 대중교통을 이용,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까지 이들에 의한 2차 감염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신종 플루의 잠복기가 최대 9일인 점을 감안하면 2차 감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대책본부는 지역사회 확산이 현실화할 경우 현재 예방에 치중하고 있는 방역대책을 치료 위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시점에서는 해외 환자 유입을 차단하면서 동시에 지역사회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힘쓰고 있지만 지역사회 유행이 확산할 경우 이들에 대한 적절한 사회적 격리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