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진 검찰총장 사직서 제출>‘철저한 수사만이 살아남는 길’

  • 문화일보
  • 입력 2009-06-0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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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진 검찰총장이 3일 청와대에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검 중수부 수사팀은 지난 2일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한 재수사와 박 전 회장의 돈을 받은 정관계 인사 소환 조사 등을 원칙 대로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임 총장이 ‘사퇴의 변’을 통해 “이번 수사의 당위성과 정당성을 존중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힌 것도 수사팀이 남은 수사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이 돈을 줬다고 진술한 순서에 따라 아직 조사를 하지 못한 인사들과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수부 수사팀은 현재 임 총장 사퇴와 국정조사 등 정치권의 압박이라는 ‘내우외환(內憂外患)’속에서 “철저한 수사만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자세로 수사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천 회장에 대해 박 전 회장에게서 돈을 받고 지난해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벌였다는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를 반드시 입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수사팀은 또 천 회장과 관련된 2007년 대선자금 수사 카드를 꺼내는 방법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대선 자금 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검찰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살아 있는 권력’을 보다 엄격하게 수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천 회장은 2007년 세중나모여행 주식을 매각해 300억여원을 마련, 한나라당의 대선자금으로 지원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 당시 당에 낸 30억원의 특별당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수사팀은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천신일 특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 점 의혹 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사 도중 전직 대통령 사망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현 수사팀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상황에서 남은 수사를 이어갈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박 전 회장의 돈을 받은 피의자들은 소환에 불응하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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