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6·10 범국민대회’ 불허

경찰이 오는 10일 서울 도심에서 벌어질 예정인 ‘6·10 범국민대회’를 불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행사를 강행하려는 야당 및 진보 단체 등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8일 “‘6·10 범국민대회’ 주최 측에 집회를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10일 서울광장에 다른 행사가 예정돼 있고 집회가 불법 폭력 시위로 변질될 우려가 있어서 집회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등 야당들과 시민단체, 학계·종교계 등 각계 대표 200여명은 최근 ‘6·10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를 조직하고 10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6·10 범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범국민대회에서 이명박 정부의 국정쇄신과 ▲검경을 동원한 강압 통치 중단 및 각종 악법 철회 ▲부자 편향 정책 중단 ▲남북 평화 관계 회복 등 4대 요구안을 발표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및 민주회복 문화제’ 등을 열 계획이었다.

경찰이 ‘6·10 범국민대회’를 불허하기로 함에 따라 대회 장소로 예정된 서울광장에 대해 경찰이 다시 한 번 경찰버스 등을 동원해 봉쇄에 나설지 주목된다.

경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5월23일 서울광장을 경찰버스 차벽으로 봉쇄한 뒤 13일 만인 지난 4일에야 봉쇄를 푼 바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침이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정보를 더 수집한 다음 서울광장을 다시 차단할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지난 5월23일 서울 도심에서 정치적 집회나 폭력시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서울광장을 봉쇄했다 재개방한 것과 관련해 “집회를 여는 시위 주최 측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격인가에 따라 (선별적으로) 광장 개방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6·10 범국민대회’ 주최 측에 참여하고 있는 민생민주국민회의는 “경찰의 집회 금지 통보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반발했다.

박세영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