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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09년 06월 30일(火)
李대통령, 민심 들으려 ‘야간잠행’
측근 모르게 지인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소통 차원에서 연일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원로급 지인을 만나기 위해 측근들도 모르게 청와대를 벗어나 ‘궁궐 밖’ 야간 행차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미복잠행’(微服潛行·국가원수가 민심을 살피기 위해 조용히 다녀오는 행차)을 하기는 처음이다. 대개는 경호상 청와대 경내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거나 조용히 만나는 게 보통이라 이같은 청와대밖 모임은 이례적인 일에 속한다. 또 청와대로 초청할 경우 의전이나 경호상 딱딱하고 위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자칫 형식적인 대화에 그칠 수 있는데 이 대통령이 직접 찾아감으로써 국정전반에 걸쳐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는 전언이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한 참모는 30일 “그만큼 국정쇄신에 대한 이 대통령의 고민의 폭과 깊이가 넓고 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 참모는 “국정쇄신을 위한 근원적 처방, ‘서민·현장챙기기’라는 이 대통령의 화두가 빈말로 나온 것도 아니며, 빈말로 그치지 않도록 처방전을 채워넣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신문과 방송의 뉴스와 시사교양프로그램을 비교적 세세하게 챙기고 있으나 이번 ‘미행’은 보다 생생한 민심의 현주소를 가감없이 듣고자 마련됐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조선시대 정조가 100회 이상 궁궐 밖 행차를 기록하며 민원을 수렴했던 일이 연상된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의 고민 깊이를 보여주는 징후는 또 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개편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 핵심인사는 하루는 이 대통령으로부터 모종의 언질을 받은 듯 밝은 표정을 지었다가 하루 뒤에는 근심이 서려있는 표정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신임을 하고 있는 측근에 대해서도 이렇다는 사실은 인적쇄신에 대해서 근원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반증 아니겠는가”라고 분석했다.

검찰총장, 국세청장에 대한 인사단행에서 보여줬듯이 향후 예상되는 정부·청와대 개편에서는 대폭으로 의외의 인물이 기용되거나 세대교체 등이 단행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총리의 경우에도 이 대통령이 화두로 던진 국민통합, 사회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화합형’인사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국정운영에 임하는 이 대통령의 비장감은 한 참모가 “이 대통령은 자신을 12척의 배를 갖고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는 이순신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해왔는데 민심은 이순신을 핍박하고 난을 피해 도망가는 선조처럼 인식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과 함께 백의종군의 의지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근원적 처방을 구하고자 짧지만 긴 여행을 하고 있는 이 대통령은 인사발표 등 단계를 거쳐 8·15광복절을 기해 종합구상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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