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짚어보기-민심>“학원 심야교습 금지 찬성” 58.6%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학원 심야교습 금지’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두고 당·정·청이 혼선을 빚고 있는 가운데, 금지 찬성 여론이 높게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지나친 사교육 비중과 입시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따르면,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8.6%가 ‘심야교습 금지방안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 의견은 전체의 25.5%에 불과했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5.9%였다.

구체적으로 찬성 의견은 서울지역(65.9%)과 30대(69.9%)~40대(70.4%)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KSOI 측은 “이는 서울이 상대적으로 사교육 폐해가 다른 지역보다 심하고, 30∼40대가 주로 초·중·고교의 취학자녀를 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반대 의견은 대전·충청(34.4%)과 광주·전라(31.6%) 지역과 20대(32.6%)에서 전체 평균보다 다소 높았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모든 정당지지층에서 대략 50~70% 대로 찬성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학원의 심야교습 시간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규제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사교육 시장에 대한 일괄 규제가 이명박 정부의 자율기조에 맞지도 않을 뿐더러, ‘학원 새벽반’이나 ‘음성 고액 과외’를 양산하는 등 되레 부작용만 자초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교육계에서도 “현실적으로 실현불가능한 얘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달 말 당·정·청 협의에서는 시·도 조례를 통해 학원 교습시간을 자율 규제하기로 결론을 내 법제화는 물건너 간듯 보인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