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재산 331억 기부> ‘오늘의 MB 있게 한 빚 갚자’ 자신과, 어머니와, 국민과의 약속 실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송정호(가운데) 재단법인 청계 설립추진위원장이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창대(왼쪽) 세일이엔씨 대표, 유장희 이화여대 교수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기부방안에 대해 밝히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6일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기부 발표는 일차적으로는 ‘약속지키기’차원이다. 기업을 떠나면서 자신과 약속했던 재산환원 의지는 어머니와의 약속이기도 했고, 이후 대국민 약속으로 발전했다. 또 최근 국민통합·사회통합을 내걸고 화두로 제시한 ‘근원적 처방’ 일환에서 서민·현장 행보를 강화하려는 포석도 있다. 이 대통령이 밝혔듯 “사랑과 배려가 넘쳐나는 따뜻한 사회”를 위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촉구하는 솔선수범의 의미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재산기부 소회 발표문’을 통해 “마침내 오늘과 같은 날이 왔다. 기쁘고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사회를 위해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꽤 오래전”이라고 밝힌 이 대통령은 “이런 마음이 영글도록 한 뿌리는 어머니”라며 “어머니와의 약속 실천을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독하게 가난한 집안의 자식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따뜻한 손길을 못받았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며 중학교 담임선생님, 시장 가게 아저씨, 청계천 헌책방 아저씨, 이태원 재래시장 상인들을 일일이 열거했다. 이 대통령은 1995년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 이를 공언했고, 2007년 12월7일 ‘BBK의혹’ 무혐의 발표 1주일 뒤인 12월7일 선거방송연설을 통해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청와대는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월29일 ‘한반도 대운하 임기내 추진 포기’를 선언했던 연장선에서 국민과의 소통을 도모하고, 이념·갈등·계층간 갈등과 분열을 치유해 사회통합을 하려는 큰 줄기 중 하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운하 포기가 사회갈등을 일으킨 하나의 핀을 뽑아낸 것이라면, 이번 재산기부는 통합을 위한 하나의 연결 핀을 꽂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를 향해서도 메시지를 던졌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부쩍 강조해온 이 대통령은 이날 발표문에서 결심과정을 설명하며 “산업화의 선봉에 서서 조그만 기업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동료들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느냐. 기업을 떠나면서 생각을 굳혔다”고 말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거듭 나눔의 문화, 기부 문화를 강조했듯 시스템만 갖고 해결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 등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