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디도스 사이버 테러’>거꾸로 가는 정보보호 정책

정보통신(IT) 강국을 자부하던 정부의 사이버 보안은 3류 수준에 불과했다. 청와대, 국방부 등 보안이 생명인 정부기관의 전산망이 단순한 공격에도 맥없이 뚫린 것은 정보보호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이 빚은 ‘예고된 사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등 695개 공공기관 중 470개 기관에 정보보호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이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기관당 평균 0.7명에 그쳤다.

행안부가 지난 4월 국무회의에 보고한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공공분야의‘정보보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부 부처 전체의 정보보호 전담 부서를 운영하는 공공기관은 16.6%에 불과했다. 설사 전담 부서를 운영하더라도 인원이 평균 2.8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술 더 떠 관련 예산을 들여다 보면 정보보호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인식수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정부의 전체 정보 보호관련 예산은 지난해 1607억5500만원에서 올해 1742억45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정작 공공 부문의 정보보호를 담당하는 행안부의 정보 보호 관련 예산은 지난해 580억5400만원에서 올해 446억9200만원으로 예산이 줄었다. 경찰청의 정보 보호 예산 역시, 지난해 33억9500만원에서 29억6200만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가사이버안전센터가 집계한 국가기관과 지자체, 산하기관 등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사이버 보안관련 사고 건수도 해마다 증가해 2005년 4549건에서 2007년 7588건으로, 2008년엔 7965건으로 집계됐다.

최명식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