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스 테러’ 싸운 민간연구소 “국정원·檢·警… 보고하다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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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09-07-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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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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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낭비입니까. 새로운 분석결과가 나올 때마다 국가정보원·검찰·경찰·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정부기관에 매번 따로 정보를 전해야 했어요.”(민간 백신업체 A사 연구소장)

“입시경쟁도 아닌데 각 백신업체가 신종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에 이용된 악성코드를 두서없이 제각각 분석하는 통에 충분한 대응 시간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습니다.”(백신업체 B사 사장)

최근 ‘7·7 디도스 사이버테러’가 대한민국을 공포에 떨게 한 가운데, 일선 현장을 지킨 민간 백신업계가 바라본 사이버테러에 대응하는 한국 민·관 공조의 현주소다.

A사 연구소장은 13일 기자에게 “악성코드 해독을 위해 매일 밤샘 작업을 하면서 분초를 다퉈야 했다”며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방통위와 국정원, 검찰, 경찰 등에서 제각각 정보를 요구해와 매번 똑같은 설명을 반복하면서 헛심을 써야 했다”고 토로했다.

방통위의 전신인 정보통신부가 존재했던 2년여 전만 해도 민·관 간의 소통 문제가 이처럼 심각하진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하지만 방통위 출범과 함께 정보보호 기능이 방통위와 국정원,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등으로 쪼개진 뒤 긴급상황에서 자칫 치명타로 작용할 ‘소통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 현재까지 확인된 악성코드 샘플 수는 12종에 이른다. 국가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우후죽순 분석작업이 진행된 결과, 선제적 대응으로 기선을 잡지 못해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초고속 인터넷 업계나, 악성코드를 분석하고 치료법을 찾을 수 있는 백신업계가 정교하게 공조할 수 있었다면 작동시간 1시간을 남겨놓고 긴급하게 PC 파괴 작동을 경고하는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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