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용車 2만여대 ‘엉터리 검사’

돈을 받고 사업용 차량의 배기가스 검사를 통과시켜 준 서울시내 자동차검사소 대표와 정비 책임자 116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일 사업용 차량 정기점검과 배기가스 정밀검사를 엉터리로 해 놓고 합격 처리해 준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로 58개 민간 검사소 대표 58명과 정비 책임자 58명 등 116명을 적발해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에 입건된 검사소 대표와 정비 책임자들은 지난 1년간 허위로 정기점검 기록부를 작성하거나 측정기기를 조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업체를 통해 정기점검 및 정밀검사를 받은 사업용 차량 수만대가 버젓이 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모(54)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사업용 차량 2만2579대에 대해 점검도 하지 않고 점검한 것처럼 정기점검기록부를 작성해 주고 대당 2만~3만원의 검사비를 받아 총 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최씨 등 3명은 같은 기간 500대의 경유 자동차의 배기가스 정밀검사를 하면서 측정기기를 조작해 배기가스 기준치를 초과하는 차량들을 허위로 통과시켜 주고 대당 10만~30만원의 검사비를 받아 총 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사업용 차량 정기점검을 위해서는 차량의 4바퀴를 모두 분리한 후 총 44개 항목에 대해 점검해야 하지만 이들 업체는 차량을 점검하지 않고 세워 둔 채 경리 직원이 점검표에 허위로 적합 표시를 했다고 밝혔다. 또 최씨 등 업체 3곳은 사업용 경유차량의 배기가스 정밀검사를 하면서 정상적으로 측정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편법을 사용해 배기가스의 매연 수치를 기준치보다 낮게 나오도록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