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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09년 07월 24일(金)
A형간염 백신 대형병원도 수개월째 동났다
올 들어 9600명 발생… 7년새 50배 증가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A형 간염’이 한국을 비롯,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면서 국내 대형병원들조차 예방 백신을 구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100% 해외에서 수입되는 A형 간염 백신의 공급량이 국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탓에 개인병원뿐 아니라 대형병원들도 예방 백신 재고량이 ‘제로(0) 상태’에 빠져 처방을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제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백신의 특성상 이 같은 ‘백신 품절 현상’은 올해 말쯤에나 풀릴 전망이어서 일반인들의 감염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문화일보가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주요 대형병원의 백신 수급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대부분 병원에서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수개월째 A형 간염 예방 백신이 동난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은 이미 한 달 전부터 A형 간염 백신이 떨어져 관련 처방을 못하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현장에 예방 백신이 없으니까 성인은 물론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까지 처방을 받지 못한 채 돌아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도 “현재 대형병원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모든 병원에서 A형 간염 백신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일반적으로 개인병원에서 많이 접종하지만 우리 병원으로 손님이 찾아와도 현재 대책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도 1개월 전부터 비축량이 바닥나 처방을 못하고 있으며, 공급 제약사에 요청해도 물량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아직 재고가 바닥난 상태는 아니지만 우리도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을지병원은 현재 백신을 공급받지 못해 일반 기업체와 공공기관 등의 단체접종이 전면 중단된 상태며, 병원 내부 직원조차 접종을 못하고 있다. 일부 병원은 5개월째 백신 접종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병원에 비상이 걸렸지만 당분간 이 같은 수급 부족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어서 감염자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전염병 통계에 따르면 A형 간염 환자 수는 2002년 300여명 수준이었으나 2008년 약 8000명으로 약 26배가량 급증했으며, 올 들어 7월 현재 이미 9600여명의 발병이 신고됐다. 사망자도 5명이 나왔다. 그러나 간염 백신은 자체가 균을 배양하고 처리하는 등 생산 기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사전 주문제작 방식이고,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 플루) 백신 생산으로 과부하가 걸리면서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 내과 전문의는 “사망자가 없는 신종 플루보다 A형 간염이 더 심각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대한간학회는 “보건당국은 신속히 A형 간염을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 관리해 백신 수급 등의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권·박세영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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