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계의 중심으로 가는 길-‘21세기는 문화다’>“아트팩토리는 창의력 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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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독일 슈투트가르트 유학시절, 작가에게 작업공간을 제공하는 창작지원 프로그램을 접하고 그들의 앞선 인프라가 무척 부러웠습니다. 동물 축사를 개조한 불법공간에서 작업해야 했던 우리와는 환경이 너무 달랐으니까요.”

조각가 안규철(54)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귀국 후 기회있을 때마다 미술관을 크게 지어 폼나는 전시만 할 게 아니라 예술가에 대한 작업실 제공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하자고 제안해왔다”면서 “1990년대 초 일부 화랑에서 시도된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최근 들어 서울문화재단같은 공공기관 주도로 서울 도심에서도 활성화하는 추세여서 반갑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최근 용도폐기된 공장, 상가, 사무실 등의 유휴공간을 예술가들에게 제공하는 ‘아트팩토리’(창작공간)가 잇따라 만들어지고 있다”며 “더 많은 아트팩토리가 지속적으로 생겨나 도시의 창의 발전소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가을부터 장기임대형 소형 스튜디오로 바뀌는 신당동 중앙시장 지하상가 입주작가 선정작업에 최근 참여했던 그는 “공예부문의 작가 40여명을 선발하는 공모에 130여명이 응모했고 도자, 유리, 금속공예부터 일러스트, 편집디자인까지 각종 장르 응모작들 중 우수작이 너무 많아 심사위원들이 작가선정의 어려움을 호소할 정도였다”고 아트팩토리의 미래를 낙관했다.

안 교수는 “독일에서는 작고 작가의 작업실을 후배 작가가 물려받는 등 예술가들이 다양한 형태의 아트팩토리를 통해 물질적 정신적 후원을 받고 있다”면서 “독일 주정부가 옛 궁터에서 운영하는 솔리튜트, 독일국제문화재단의 베를린 레지던스 등의 경우 영국출신의 최고 인기 작가 데미안 허스트가 1년여 입주해 작업하며 세계적 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등 국제적 명성을 자랑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양혜규씨도 독일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거쳐 성장한 작가”라며 “우리의 아트팩토리도 열린 심사를 통해 좋은 작가를 선정하는 한편 해외작가도 참가하는 국제 교류의 장으로 확장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