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세상에 ‘하늘천 따지…’ 울려퍼지게”

“1960년대 가람 이병기 선생과 백철 선생이 함께 쓴 한국문학사인 ‘국문학전사’란 책이 있습니다. 지방의 한 대학원에서 이 책을 교재로 강의하는데 국문과 대학원생들이 국한문이 혼용돼 있는 이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해 따로 모여 스터디를 한다고 해요. 해괴하게 들리겠지만 지금 우리 실정이 이렇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국어능력을 향상시키고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며 세계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한자·한문교육이 절실합니다.”

지난 6월 한자·한문교육 사이트인 ‘사이버서당(www.cyberseodang.or.kr)’을 무료 한자교육 국민서당으로 개편해 일반인에게 개방한 송재소(66) 전통문화연구회 이사장 겸 한자교육국민운동연합(이하 한교련) 공동대표는 4일 “보다 많은 국민들이 사이버서당에 접속해 한자·한문에 대한 교양을 갖출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한문강좌와 고전국역사업을 펼쳐온 사단법인 전통문화연구회가 지난 2000년 개설한 사이버서당은 그동안 정회원 1700여명이 1년에 5만원씩 낸 돈으로 운영되던 유료 사이트였다. 하지만 오는 2016년까지 8년간 1000만명을 한자문맹에서 해방시킨다는 원대한 목표를 내세운 한교련은 사이버서당을 최근 무료 서비스로 전환해 한자·한문 콘텐츠를 일반에 제공하고 있다. 고급한문을 서비스할 기존 회원제 사이버서당은 ‘사이버한문연수원(hm.cyberseodang.or.kr)’으로 이름과 해당 주소(URL)를 바꿔 운영된다.

한교련은 지난 2005년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사무국이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2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상문서 해독 능력(문해력) 조사에서 한국이 최하위권으로 밝혀진 직후 이계황 전통문화연구회장 등이 중심이 돼 조직된 단체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한자·한문교육을 목표로 설립된 뒤 올해부터 사이버서당 무료 서비스를 필두로 본격적인 대국민 운동에 착수했다.지난해 8월 성균관대 한문학과를 정년퇴임한 송 대표는 “사이버서당을 한자교육뿐만 아니라 한국학 관련 전통 자료까지 총망라하는 사이트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