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ECD중 移通 요금순위 급상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국내 이동통신 요금순위(비싼순서)가 급상승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통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오는 9월초로 예정된 OECD 발표를 앞두고 이통업계가 벌써부터 비교방식 자체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OECD가 2년마다 실시해온 국제 통신요금 조사에서 올해 국내 이통요금 순위는 2년전에 비해 대폭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 OECD는 국가별로 소량(월 30분)·중량(65분)·다량(140분) 사용자층을 구분, 현지의 최저 요금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요금순위를 매겨왔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2년전 OECD 발표 때만 해도 국내 이통 요금 순위는 전반적으로 중하위권에 속했는데, 이번 조사결과에선 특히 소량·중량의 요금순위가 크게 오른 것으로 보여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소량 요금순위는 OECD 26개국(각종 조건이 상이한 4개국 제외) 사이에서 세번째로 높으며, 중량(9위)과 다량(13위) 순위도 중상위권에 들어갔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통 3사는 각사별로 전담반을 마련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2년전 발표된 OECD 보고서로 인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요금이슈가 부각되는 등 상당한 파장을 낳은바 있어 전사차원에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통업계는 OECD 비교방식에 이미 치명적인 바이어스(오류)가 들어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OECD가 소량 요금 비교 수단으로 선불 요금제를 선택했는데, 국내의 경우 선불 이용자 수가 5%에 불과한 반면, 유럽의 경우 40~70%에 달해 요금할인의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상대적으로 요금할인 혜택이 집중되는 중량 사용자층에 대해 OECD는 월평균 65분 이용자로 정의한 반면, 국내는 대개 200분 이용자로 여기고 있다”며 “이같은 차이고려 없이 비교하면 국내 요금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OECD는 가족할인이나 유무선 결합할인·데이터요금 할인 등과 같은 국내의 각종 요금혜택 정책을 국제 통신요금 비교 과정에서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통업계의 공통된 불만이다.

결국 지난 7월29일 소비자원의 국제 이통요금 비교 발표로 촉발된 통신요금 과다 논란이 또 한차례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통 3사는 각종 요금할인 정책으로 연간 1조원의 혜택을 사용자에게 돌려줬고, 올해는 그 규모가 두배인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