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이 책속으로 들어왔다

기사 정보
문화일보
입력 2009-08-12 14:10
기자 정보
신세미
신세미
기사 도구
프린트
댓글
폰트
공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향이나 후각에서 연상된 이미지를 그린 정수진씨의 작품.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어디론가 배달되는 우편물을 통해 향의 이미지를 표현한 송상희씨의 드로잉.


책이 갤러리가 됐다. 미술품이 전시장이 아니라 책을 통해 발표된 것. 미술작품의 이미지를 활용한 여느 화보집과 달리 아예 미술작가들이 인쇄용으로 작업한 신작을 처음 선보였다.

시공아트가 최근 출간한 ‘책속의 미술관’ 시리즈는 서양미술사학자인 강태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기획으로 김범 남화연 송상희 정수진 유현미 박화영 김혜련씨 등 30, 40대 작가 11명의 신작을 공개하는 지상전시회다. 1990년대 중반 국내 미술작가 작품집 ‘아르비방’ 시리즈를 출간했던 시공사는 시공아트를 통해 책을 ‘움직이는 미술관’ 삼아 신작전을 마련했다. 일부러 전시장을 찾지 않아도 수시로 작품을 찾아볼 수 있으며,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작품 소장이 가능하도록 아예 출판용 전시를 시도했다.

‘책미술관’ 첫 기획전 주제는 ‘향(香)’. 기획자 강 교수는 국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작가 11명을 선정, 볼 수도 잡을 수도 없는 모호한 대상인 향에 대한 드로잉과 글을 작가들로부터 받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일반 전시공간에서의 전시와는 다르게 미술품과 더불어 작가들의 숙고와 성찰이 담긴 글을 갖춰 작업노트 이상으로 글의 비중을 높였다. 작가들의 글과 그림으로 이뤄진 책을 통해 소장 가능한 작은 미술관같은 책을 만든 것.

출품작가 11명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출품작가였던 정서영 김범 박기원 최정화씨를 비롯해 요코하마트리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등 국내외 미술행사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 현대미술의 젊은 중추다. ‘향’을 주제로 한 이번 책전시용으로 최정화씨는 꽃 향수부터 김치 메주 생선 낫토 등 냄새가 강한 이미지 사진 위에 ‘킁 뜻 씩 씀 밍 끽’ 등의 글자를 한 자씩 얹어 후각적 자극을 언어화시킨 작품을 내놨다.

독일을 오가며 작품활동 중인 김혜련씨는 아이들 냄새와 나무 냄새가 자신을 가장 편하게 만든다며 검은 먹선으로 묵향이 감도는 듯한 작품을 공개했다. 정서영씨의 그림에는 초식공룡과 뜨개질 중인 두 할머니가 등장하며, 문경원씨는 숭례문 화재사건을 모티브로 노송의 잔향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냈다. 이밖에 유현미씨는 목욕탕 블루 진리라는 제목의 시와 사진을 통해 체취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시공아트는 ‘책속의 미술관’ 시리즈 둘째권을 오는 2010년 1월 출간예정이다. 강태희 교수의 기획으로 현재 진행 중인 시리즈2의 주제는 ‘모래’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주요뉴스
기사 댓글

AD
AD
AD

ADVERTISEMENT

서비스 준비중 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