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의 文化데이트>스즈키 다다시는…

스즈키 다다시의 연극은 전통가치, 엄격한 훈련, 신체조절 등 강조하는 고대 희랍극과 일본 전통극 노(能)와 가부키(歌舞伎)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그는 전통에 함몰되지 않고 전통을 혁신, 재창조하는 진보적, 전위적 연출가로 평가된다.

스즈키는 베스야쿠 미노루(別役實), 사이토 이코쿠(齊藤郁子) 등과 함께 1966년 일본 도쿄(東京) 신주쿠(新宿)에 신주쿠극단과 와세다소극장을 설립, ‘연극적인 것에 대하여’ 시리즈 등 잇달아 화제작을 발표, 1960년대 일본의 새로운 연극운동의 중심이 됐다. 그는 1976년 활동의 거점을 도가로 옮기고, 극단의 이름을 SCOT(Suzuki Company Of Toga)로 바꿔, ‘리어왕’ ‘디오니소스’ ‘가치가치산(カチカチ山)’ 등 스즈키 메소드를 바탕으로 한 대표작을 만들어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또 도가의 야외극장에서만 볼 수 있는 일본 최초의 불꽃놀이극 ‘세상 끝에서 안녕’을 비롯해 모스크바예술극장과 미국 4개 극단이 함께 만든 ‘리어왕’, 러시아 타강가극장의 ‘엘렉트라’ 등을 도가에서 탄생시켜 세계적 레퍼토리로 만들었다. 1974년 이와나미(岩波)홀 예술감독, 1995~2007년 시즈오카(靜岡)현 무대예술센터 예술총감독 등을 역임했다.

김승현기자 h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