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냄새 진동하는 응급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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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때문에 싸우고, 술 때문에 다치고….’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오는 환자 4명 중 1명은 술이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육대 보건관리학과 천성수(한국알코올과학회장)·손애리 교수팀은 15일 ‘응급실 환자의 알코올 부상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서울, 수원, 춘천, 광주 등 4개 지역 병원 응급실로 실려 온 환자 1947명을 분석한 결과 23.0%(448명)가 부상 6시간 전후에 음주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15일부터 이틀간 삼육대 등에서 열리는 한국알코올과학회 창립 10주년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논문에 따르면 음주 후 6시간 이내에 응급실에 실려 온 사람은 평균 120g의 알코올을 섭취한 상태였다. 이는 소주 2병을 마셨을 때에 해당한다. 반면 음주 후 6시간 이상 지나 응급실에 실려 온 사람은 평균 74g의 알코올을 섭취한 상태였다. 천 교수는 “이는 술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사람일수록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술대회에 참가한 중국 쓰촨(四川)대 징리 교수팀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들이 중국 웨스트차이나 병원 응급실 환자 500명을 분석한 결과 음주 후 응급실로 실려 온 환자가 100명(20.0%)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천 교수는 “평소에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폭력 사고에 많이 노출된다”며 “술을 마실 때에는 자신의 신체 조건에 맞게 적당히 마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