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스페이스>자유롭고 싶었던 ‘윤이상의 삶’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삶을 그린 ‘나비이마주-어느 작곡가의 기억’이 22일부터 11월8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공연된다.

2007년 초연, 화려한 영상과 음악, 완성도 높은 텍스트로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윤이상의 삶과 철학을 보다 깊이있게 천착, 새로 무대에 올렸다. 윤이상과 그의 부인 이수자 역은 초연 때 멋진 연기앙상블을 보여줬던 최홍일, 유화영씨가 그대로 맡았다.

나비처럼 자유롭게 사상과 경계를 넘어 살고 싶었던 윤이상은 생존 당시 ‘현존하는 유럽의 5대 작곡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음악원 음악당 건물 벽면에 새겨진 ‘사상 최고의 음악가’ 44명 가운데 20세기 음악가는 조지 거슈윈, 벨라 바르톡,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그리고 윤이상 4명뿐일 정도로 작곡가로서 윤이상의 입지는 탁월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조국에서는 이념의 장벽에 갇혀 그의 음악적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연극은 윤이상을 지배했을 법한 기억들이 그가 작곡한 음악 가곡 ‘고풍의상’ ‘나그네’ ‘편지’ 등과 함께 펼쳐진다.

독일로 유학, 다름슈타트 음악제의 충격적 체험과 독일에서 첫 작품 발표 성공으로 용기를 낸 윤이상은 동서양을 초월한 새로운 음악 창조를 시도한다. 그는 강서고분의 사신도를 보고 도쿄유학 시절 절친했던 친구를 만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 이 경험을 통해 ‘일곱 악기를 위한 음악’ 등 세계적인 작품을 발표, 명성을 얻었지만 조국에서는 간첩으로 낙인찍힌다. 결국 동백림 사건 때 간첩죄로 체포돼 고문을 당한다. 이후 독일로 망명, 고향 통영을 끊임없이 그리워하고, 뮌헨 올림픽 축전에서 오페라 ‘심청’을 초연해 호평받는 등 윤이상의 삶과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간다.

음악은 라이브 피아노로 연주되고 윤이상의 기억을 입체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3차원 영상이 도입됐다. 윤이상이 북한방문 때 보았던 강서고분의 사신도, 외신으로 접한 1980년 5월 광주의 기억이 영상과 배우들의 몸짓으로 표현된다. 연출 이동준. 02-747-2250

김승현기자 h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