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가정체성 훼손하는 공무원 노조 ‘민중의례’

공무원은 직무전념 의무, 법령준수 의무, 명령복종 의무, 비밀엄수 의무와 함께 품위유지의 의무를 진다. 그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을 때는 국가 및 지방공무원법상의 책임을 져야 하며, 그 행위가 일반 법익까지 침해하는 경우에는 형사책임 또한 부담해야 한다. 12월 통합 출범을 앞둔 공무원 노조가 23일 개최한 간부 토론회에서도 의식의 일환으로 ‘애국가’가 아니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창하고 또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거르고 대신 ‘민주열사에 대한 묵념’을 올린 사실에 대해 우리가 법령의 직무범위 안에서 법의 충실한 집행자로서 전문 지식과 기술을 최대한 발휘해야 할 공직의 본분을 스스로 그르친 일대 과오라고 지적하고 상응하는 문책이 불가피하다고 믿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는 통합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의 궤변, 곧 ‘애국할 나라가 아니라서 애국가를 부르지 못한다’ 운운하며 대한민국 정체성을 정면 부인한 사실만으로도 ‘민주노총 식민지’ 자임이라는 일관된 비유가 적실함을 재확인한다.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고 책임져야 할 공직의 신분을 외면하고 있으니 그것은 스스로 직무 의무를 저버리는 원천적 결격요인이 아닐 수 없다.

행정안전부가 22일 각급 기관에 대해 공무원 노조의 ‘민중의례’ 일탈을 금지하는 공문을 발송한 데 이어 23일 그 일탈 행위자들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제63조 등의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문책하는 징계 방침을 명확히했다. 이에 대해 통합노조 측은 “민중의례 금지는 노조활동 간섭으로 부당노동행위, 헌법의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중앙노동위원회 제소 방침으로 맞서고 있다. 공직 신분으로 법질서에 도전하면서 헌법과 법을 방패삼은 행태부터 자가당착에 가깝다. 공무원 노조까지 본격 가세한 ‘민중의례’를 방치한다면 그 이상의 국가 정체성 훼손도 다시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