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포커스>‘모바일 오피스 혁명’ 일하는 패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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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예찬론자인 김인 삼성SDS 사장은 최고경영자(CEO) 곁을 지키는 수행비서가 없다. 그 대신 허리에 찬 스마트폰(삼성 T옴니아)으로 e메일을 점검하고, 스케줄을 관리하며, 자사의 모바일 인트라넷(인터넷에 연결된 사내전산시스템)인 ‘모바일 데스크’에 직접 접속해 결재한다. 또 집무실 문 앞엔 결재를 받기 위해 사장을 기다리는 임원이나 간부를 찾아볼 수 없다. e메일로 보고서를 제출하면 김 사장이 달리는 차안에서도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으로 즉석 결재를 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이 KT를 통해 이날 마침내 국내에 출시되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주변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에 먼저 도입된 스마트폰이 이처럼 CEO는 물론이고 일반사원에 이르기까지 소통·결재·출퇴근·출장 등의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문화를 구석구석 바꿔놓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모토로라사가 1983년 단순히 음성통화만 되는 최초의 휴대전화를 탄생시킨 이래 채 30년도 안돼 생긴 변화의 물결이다. 그 후 휴대전화는 카메라·MP3·TV·영상통화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속속 흡수하고, 이어 2007년 아이폰 등장을 계기로 무선인터넷으로 e메일·문서·콘텐츠 등을 주고받거나 인트라넷에 접속, 업무까지 처리하는 ‘손안의 컴퓨터’ 스마트폰으로 진화를 거듭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규모가 2012년에 이르면 4억6000만대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는 휴대전화 주류 자리까지 넘보는 스마트폰의 출현은 CEO와 직원 간의 소통문화 자체까지 바꿔놓고 있다. 해외출장중에도 아이폰으로 ‘트위터(Twitter·최대 140자의 짧은 메시지를 집단적으로 주고받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 직원들과 소탈하게 대화를 나누고 순식간에 지시까지 내리는 박용만 ㈜두산 회장이 대표적인 사례. 박 회장이나 직원들이나 140자 이내로 의사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격식을 차릴 새가 없다.

또 간부들은 스마트폰으로 인트라넷에만 접속하면 해외에 나가서도 언제든지 부하직원이 올린 문건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출퇴근 방식도 자유로워졌다. 최근 임직원 1700여명에게 스마트폰(삼성 미라지폰)을 지급한 삼성증권의 경우가 그렇다. 기업금융 담당 직원은 예전엔 퇴근 전 사무실에 들러 영업일지를 작성하고 나가야 했으나,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현장에서 전송한 뒤 바로 퇴근한다. 또 일반 영업사원의 경우 예전엔 고객을 만나기 전에 회사로 전화를 걸어 추천 주식의 시세를 확인해야 했으나, 이제는 즉석에서 스마트폰으로 보여주면서 설명한다. 한편 김 사장은 “모바일 오피스 열풍이 국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기업환경에 PC가 도입될 때만큼의 큰 변화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