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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新성장동력을 찾아서 게재 일자 : 2010년 01월 11일(月)
쌀 단백질·현미유… 버려지던 원료서 ‘식품의 金脈’ 캔다
8·끝 ‘식품 新소재 개발’ CJ 제일제당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지난 8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쌀 단백질을 소개하며 밝게 웃고 있다. 김동훈기자
사상 최대의 폭설이 쏟아지던 지난 4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CJ그룹 본사에서 열린 그룹 시무식. 신년사를 위해 연단에 오른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2010년은 세계경제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큰 변화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CJ로서도 올해는 글로벌 기업을 향한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그룹 경영방침과 관련, “글로벌화가 강도높게 추진될 것”이라며 “최근 우리는 중국에서 쌀을 이용한 식품가공 사업을 준비 중이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CJ제일제당이 중국에서 3월부터 생산하는 쌀 단백질 사업이 글로벌기업을 지향하는 CJ에 가장 의미 있는 글로벌 사업임을 대내외에 공표한 것이다. 쌀 단백질 사업이 CJ에 있어 어떤 중요도를 갖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CJ제일제당은 ‘2013년 매출 10조, 해외매출 비중 50%’라는 중장기 비전을 갖고 있다. 지난해 5조7900억원(해외 연결기준, 잠정 추정치)의 매출을 올린 CJ제일제당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성장동력 확보가 필수적이었다. 특히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식품기업으로서 국내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세계 경쟁력을 갖춘 신성장동력이 반드시 필요했다.

오랜 검토 끝에 CJ제일제당이 선택한 신성장동력은 신(新)소재 식품 개발이다. 1953년 국내 최초로 설탕을 제조하는 등 식품 소재 분야에서는 전 세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앞선 기술과 연구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장 자신있는 분야였다. 또 신소재는 가공식품이나 건강기능 식품을 넘어 제약원료로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고, 세계적으로 미개척 분야가 많다는 점 등도 신성장동력으로 채택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4년 전부터 신소재 개발에 몰두했고 그 첫 결실로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쌀 단백질 생산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쌀 단백질은 쌀을 도정할 때 자연스럽게 생기는 부산물인 미강(쌀겨 부분과 쌀눈의 합체)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이다. 현미 상태의 쌀을 백미로 도정할 때 벗겨져 나오는 껍데기 부분인 미강은 그 동안 헐값에 동물 사료로 쓰이거나 버려졌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은 쌀의 영양분이 쌀알보다 이 겉껍데기에 더 많다는 점에 주목했고 다년간의 연구 끝에 쌀 단백질 개발에 성공, 오는 3월부터 중국 하얼빈(哈爾濱)에서 대량 생산을 시작한다.

쌀 단백질은 식품용 단백질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식품 단백질은 현재 콩을 이용한 대두 단백질이 90% 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대두 단백질은 소화흡수 문제, 알레르기 가능성, 유전자조작농산물(GMO) 원료 사용 등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쌀 단백질이 등장할 경우 식품용 단백질 시장은 쌀 단백질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이 국내외 식품업계를 대상으로 시험생산 라인에서 생산된 쌀 단백질의 사전판매를 시작하자 반응이 뜨겁다. 특히 일본,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의 식품업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그 가운데 일본의 대형식품업체인 M사나 미국의 A사 등 5개 업체와는 이미 계약협상이 진행 중이다.

쌀에서 추출할 수 있는 것은 쌀 단백질만이 아니다. 영양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아 최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현미유도 역시 쌀 미강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만든다. 현미유는 최근 일본 등에서 판매가 급증하며 새로운 인기 고급유 품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라 대량의 미강을 보유한 CJ제일제당의 사업진출이 시장 파이 자체를 키워줄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중국 내 현미유 공장 2곳을 갖고 있으며 이미 한 곳에서는 제품 생산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나머지 한 곳에서도 시운전이 시작돼 곧 제품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현미유는 일본과 한국으로 들어와 정제 과정을 거쳐 포도씨유나 올리브유 같은 고급유의 한 종류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처럼 미강에서 기름을 빼내 현미유를 만들고, 기름이 빠진 탈지미강에서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2단계 가공사업을 통해 CJ제일제당은 버려지던 미강에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식품용 단백질 및 현미유, 쌀 식이섬유 관련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2조6000억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며, 매년 1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고성장 분야이다. CJ제일제당은 쌀 단백질과 현미유 등 중국 내 쌀 가공사업을 통해 생산 초기 단계인 2010년에는 310억, 2013년까지는 12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외에도 코코넛 열매의 껍데기을 활용하는 자일로스(자일리톨 껌의 원료) 가공사업을 준비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세계 최초로 코코넛 껍데기에서 자일로스 추출에 성공했고 필리핀에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쌀 단백질과 자일로스처럼 천연에 존재하는 물질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소재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신소재 개발은, CJ그룹은 물론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이라고 말했다.

심은정기자 ejsh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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