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모바일 세계대전과 IT코리아의 미래

정보기술(IT)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속에 모바일의 세계대전(大戰)이 펼쳐지고 있는 양상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그란비아컨벤션센터에서 ‘행동 속의 비전’을 주제로 15일 개막해 18일까지 이어질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은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IT업계의 더 치열해진 전쟁을 적나라하게 확인시켜주고 있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한국으로서는 ‘IT코리아’가 과거 아닌 현재와 미래의 위상일 수 있도록 관련 산업계의 분발은 물론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 또한 절실한 때다.

세계 최대 규모의 휴대전화 및 통신 박람회인 ‘MWC 2010’에서 KT와 SK텔레콤 등 한국 기업을 비롯해 미국의 AT&T 등 세계 24개 주요 통신업체들이 애플의 앱스토어에 대항해 슈퍼앱스토어인 ‘홀세일애플리케이션 커뮤니티(WAC)’ 창설을 선언한 사실 또한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30억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무기로 반(反)애플 전선 구축을 선언한 것은 사활을 건 전쟁의 한 단면이다. 연합군에 해당하는 WAC 창설에 삼성전자·LG전자·소니에릭슨 등 세계 2·3·5위 모바일 제조업체까지 참여의사를 밝히고 나선 배경도 다를 리 없다.

세계 IT시장 각축전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타도 애플’ 제품도 하루가 멀다하고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자체 모바일 플랫폼인 ‘바다’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를 선보였다. 마이크로 소프트(MS) 역시 타도 애플을 위한 야심작 ‘윈도폰7’을 내놓았다.

하지만 IT전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서비스업체·제조업체·SW업체 간의 경계선이 사라지고, 휴대전화와 PC의 경계선도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와 휴대 PC 안의 개방형 온라인장터인 앱스토어는 산업의 패러다임까지 바꿔놓고 있다. ‘IT코리아’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민·관(民官)이 따로일 수 없다. 선도 역할에서 뒤쫓는 처지가 된 상황만 탓하고 있을 시간도 여유도 없다. 우선 SW산업을 살리기 위해 무선인터넷망 개방 등 세부적인 지원부터 차질없이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