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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0년 02월 17일(水)
사이버시대, 담론의 중심지가 바뀐다
문학과 지성사 ‘웹진’ 22일 시작… 창비도 블로그 문열어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문학과지성사와 창비가 차례로 웹진과 블로그 운영을 시작함에 따라 ‘종이책 중심’에서 벗어난 문학의 새로운 매체와의 만남이 가속화되고 있다. 연구자들의 생활 공동체 ‘수유 너머’도 웹진을 창간, 사이버상에 또 다른 담론 공간을 마련했다. 문학과지성사는 이르면 22일 ‘웹진 문지’를 시작하고, 창비는 3월3일 블로그의 문을 연다. 앞서 ‘수유 너머’는 지난 1월20일 주간 웹진인 ‘위클리 수유너머’를 창간하고 최근 3호를 냈다.

인터넷 세상이 된 지 오래이고, 몇 년 전부터 작가들의 인터넷 소설 연재가 붐을 이루는 현실을 생각하면 문학과지성사와 창비의 인터넷행은 시대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풀이된다. 이미 또 다른 주요 문학 출판사인 문학동네는 2008년 5월부터 인터넷 문학동네 카페를 운영하며, 여기에서 장편 연재를 계속해 왔다. 하지만 각각 1968년과 1970년에 창간돼 20세기 후반 우리 사회 문예 담론을 생산한 두 계간지를 발간해온 출판사가 인터넷에 창작과 담론의 공간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움직임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물론 계간 ‘창작과비평’과 ‘문학과 사회’는 변함없이 출간되고, 웹진과 블로그는 계간지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이들은 내용적으로 시대에 맞게 확대된 계간지의 역할을 나눠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코뮌들이 만드는 ‘위클리 수유너머’도 웹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코뮌을 표방하고 있다.

두 출판사의 인터넷행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유지돼온 문학 생산 시스템의 변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최근 인터넷 서점이 주도한 인터넷 소설 연재가 봇물을 이루면서 문학 잡지 중심의 문학 생산 시스템은 균열이 가기 시작했고, 현재 인터넷 등 새로운 매체가 중심에 포진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확대 재편돼 가고 있다.

22일 문을 여는 ‘웹진 문지’는 문학과 인문 중심으로 문학작품 생산과 담론 형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계간지와 별도로 소설가 김태용, 백가흠, 이홍씨의 장편 연재를 시작하고, 철학·역사·미학·음악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칼럼도 연재된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김상환 서울대 철학과 교수, 시인 성기완씨 등이 여기에 참여한다. 문학과지성사측은 기존의 계간 ‘문학과 사회’가 갖고 있는 제약성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실험적인 작품을 연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비는 당초 계간 ‘창작과 비평’과 콘텐츠를 공유하는 웹진을 준비했었으나, 논의 끝에 담론은 여전히 계간지에 맡기고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운 인터넷 소설 연재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블로그를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계간지보다 발랄하고 가볍게 운영될 예정으로 소설가 천운영씨의 장편이 연재된다. 또 젊은 비평가들의 가벼운 평론도 게재된다.

한편 두 출판사의 움직임은 최근 몇 년간 포털과 인터넷 서점이 중심이 돼 새롭게 짜인 인터넷의 소설 생산 시스템을 문학권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즉 소설가 박범신씨가 2008년 네이버에 ‘촐라체’를 연재한 뒤 인터넷 소설 연재가 봇물을 이뤘으나 포털이나 인터넷 서점이 중심이 됨에 따라 자연히 상업적 고려에 따른 인기 작가 중심으로 이뤄졌고, 신인작가나 실험적인 작품은 상대적으로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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