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재갈 물린 토요타 몰락은 이미 예견됐었다

토요타 자동차 리콜 사태의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토요타의 내부 모순을 파헤쳐 몰락의 원인을 총체적으로 밝힌 책이 번역, 출간됐다.

일본의 독립 인터넷 신문인 마이뉴스재팬(MyNewsJapan)이 현장 탐사보도한 기사를 재구성해 책으로 묶은 ‘토요타의 어둠’(창해 펴냄)은 거대한 광고비에 가려 드러나지 않았던 토요타의 가혹한 근무여건과 위험한 공정, 결함차 비율 99%에 이르는 실상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일본에서 2007년 출간된 이 책이 일본 국토교통성의 내부관리자료를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2001~2005년까지 일본에서 리콜된 토요타 자동차는 모두 525만대로 일본에서 단연 1위다. 특히 2004년에는 판매 자동차 약 173만대에 리콜은 약 188만대, 2005년에는 판매 약 170만대에 리콜은 약188만대에 이르러 2년 연속 판매한 차량보다 리콜한 차량이 많았다. 또 2006년의 경우 판매 약 168만대, 리콜 약 133만대로 리콜이 줄었으나 2004~2006년 3년간 판매한 차량 약 512만대 중 약 511만대를 리콜함으로써 결함률이 99%를 넘었다.

책은 이와 함께 월 144시간에 이르는 가혹한 잔업과 업무 외의 아이디어 제안, 조합 업무, 직장위원회 회의, 교통안전 리더 등 소그룹 활동에 시달리다 30세에 과로사한 남편의 산재가 회사에서도, 노동관서에서도 거부되자 5년째 재판을 계속중인 우치다 히로코의 사례를 비롯, 토요타 정사원과 하청업체, 해외 자회사 직원들의 비참한 근무조건을 고발했다.

토요타에 이처럼 문제가 많음에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소개된 것은 엄청난 광고비와 철저한 정경유착으로 각종 미디어 등의 입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 책이 일본유가증권보고서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10년째 일본에서 수위를 지켜온 토요타의 2007년 광고비는 1054억엔으로 2위인 마쓰시타(831억엔)를 압도했으며, 토요타 본사를 비롯해 해외 자회사 등 관련 기업의 광고비는 4511억엔으로 마쓰시타의 5배가 넘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