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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또 후회…‘부산 여중생 피살’ 게재 일자 : 2010년 03월 09일(火)
수사 총체적 부실… 장기화 가능성
휴대전화·면허증 없어 범인 행적 ‘감’도 못잡아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부산 여중생 이모양 피살사건 범인 검거가 경찰의 총체적인 부실수사로 지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범인을 조속히 검거하라고 지시하자 9일 갑호 비상령을 발령하고 전 경찰력을 동원해 범인 김길태(33)씨를 쫓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행적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씨의 생활 행태가 보통의 범인들과 달라 연고나 탐문을 통한 추적도 쉽지 않아 보인다. 2세 때 버려졌다가 입양된 김씨는 1994년부터 절도혐의로 소년원을 들락거리는 등 11년 동안 교도소에서 복역해 왔다. 이로 인해 김씨는 아직까지 운전면허도 없고 흔한 휴대전화 사용도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인터넷사이트에 가입한 적도 없는 등 거의 ‘컴맹 수준’이다. 따라서 김씨는 그간 복역기관을 제외하고는 부산 사하구를 벗어난 적이 없다.

또 도피상태에서 휴대전화를 통해 외부와 연락을 할 수 없고 차를 타고 멀리 도주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따라서 김씨가 도피 중 외부와의 연락이나 이동 등을 통해 검찰의 추적망에 걸려들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김씨가 여전히 사건 현장 주변, 빈집 등에 숨어 지낼 경우 수색의 범위는 좁지만 현장 인근의 특성상 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건 현장은 사상구 덕포동의 재개발 예정 지역이어서 빈집이 많아 김씨가 움직이지 않고 빈집에 숨어 지내면 경찰도 김씨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김씨가 이 지역 지리에 밝아 게릴라전을 벌이듯 경찰의 추적을 따돌릴 수도 있다.

지난 3일 오전 김씨가 이양 집 인근의 빈집에 나타났다가 경찰에 발각되자 경찰의 추적을 따돌린 것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만일 김씨가 경찰의 눈을 피해 이미 사건 현장 주변을 탈출, 도주했을 경우에도 김씨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대개 범죄자들이 도주 후 가족이나 친척, 친구 등 연고자와 만나거나 연고지를 찾다가 검거되는 경우가 많지만 김씨의 경우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숨어 지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찰이 그동안 보여 준 수사나 수색행태를 감안할 때 김씨를 조기 검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찰은 사건 초기 주민들의 제보로 용의자를 잡을 기회를 눈앞에서 여러 차례 놓쳤다.

또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수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양이 살던 집 인근 100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민들은 이양의 실종 이후 수상한 사람이 동네를 다니고 있다며 경찰에 여러 차례 제보를 했지만 경찰이 귀담아 들지 않아 결과적으로 사건을 키운 꼴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실종 이튿날인 25일 한 주민이 유치원에 아이를 데리러 갔다가 폐가에 김씨로 보이는 수상한 사람이 수건을 덮어 쓰고 누워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10여분 뒤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도망가기도 했다.

부산 = 김기현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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