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를 보는 ‘두 시선’… 서구 ‘수십년동안 논쟁’ - 亞·阿 ‘이제 막 쟁점화’

서구에서 동성애는 지난 수십년간 민감하고 복잡한 정치문제였다. 그동안 사회의 편견이나 차별에 맞서 싸운 덕분에 이제는 동성간 결혼이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등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서구사회의 시선이 상대적으로 관대해졌다.

그러나 아시아, 아프리카 일대에는 이제 막 시작된 동성애 논쟁으로 혼란스러운 나라들이 적지 않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최근 보도했다.

우간다 의회는 기존 법안보다 훨씬 강화된 반(反)동성애법안을 현재 추진 중이다.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감염된 이와 성관계를 가질 경우 사형에 처하며, 동성과 성관계를 하면 종신형에 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심지어 동성애 인권을 위해 활동하면 최고 징역 7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아프리카의 또 다른 국가인 말라위에서도 최근 동성애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지난 2월28일 처음으로 두 명의 남성 동성애자들이 종교적 의식을 병행한 약혼식을 올리다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오는 22일 열릴 예정으로, 말라위에서 동성애의 경우 최고 14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말라위 정부는 동성애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서구로부터 유입된 ‘악(evil)’이라며 탄압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동성애자들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점진적으로 마련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 전반적으로 폭넓게 받아들여지지는 못하는 상태다. 인도는 지난해 여름 동성애를 기소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같은 해 11월에는 히즈라(성적 문제를 가진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거세한 후 여성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를 ‘다른(other)’ 성으로 분류, 투표 용지에 기재토록 했다. 동성애가 불법인 파키스탄에서는 지난해 6월 획기적인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히즈라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하고, 시민으로도 등록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 터키는 중동지역에서 LGBT(때로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를 집합적으로 지칭하는 축약어)를 가장 폭넓게 인정하는 나라다. 그러나 최근 2~3년 사이 동성애 혐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고 정부도 동성애 인권운동가들의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