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고 해명하고 달래고…대기업들 “Let’s Twitter”

최근 LG전자 드럼세탁기에서 어린이가 질식사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2월22일 “LG가 리콜과 안전교육을 실시한다는 사실이 트위터(Twitter)를 통해 잘 알려질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평소 스마트폰 열풍으로 트위터의 위력을 체감했던 남 부회장은 트위터가 위기 진화에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던 것이다.

국내 제조 대기업들이 소셜 네트워크 미디어 서비스(SNS)로 불리는 ‘트위터’를 위기 대응 창구로 본격 활용하고 나섰다. 트위터는 온라인상에서 140자 이내로 소식을 주고받는 새로운 온라인 소통채널이다.

그동안에는 일부 정보기술(IT) 또는 통신업체들이 제품 홍보나 마케팅을 위해 트위터를 제한적으로 사용했던 것과는 다른 활용법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현재 5개의 트위터(삼성인, 삼성투모로우, 삼성캠페인, 영삼성, 세리)를 동시 운영 중이다. 이중 삼성인(Samsungin)은 이제 삼성그룹의 공식 ‘입’이 됐다. 제품이나 기업을 홍보하기보다는 그룹과 관련한 사안 발생시 신속히 해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애플 도입 유보와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만남’건과 ‘김용철 변호사의 저서 출간’건, 그리고 ‘오노의 삼성전자 모델’건이다. 삼성 관계자는 “만약 트위터가 없었다면 거짓 루머들이 사실로 포장돼 회사를 많이 괴롭혔을 것”이라며 “트위터를 통해 ‘팔로워(트위터 가입 회원)’들에게 해명하자마자 루머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체감했다”고 밝혔다.

최근 세탁기 리콜 사태를 진화하는데 있어 트위터의 위력을 실감한 LG전자도 제품, 채용, 마케팅, 서비스 등 분야에서 별도의 트위터 계정을 추가로 만들기로 했다. 현대차의 경우도 전통적인 오프라인 방식으로만 대응하려다가 위기에 빠진 토요타자동차의 사례를 통해 트위터의 중요성을 깨닫고, 최근 현대차 미국법인 차원에서 트위터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위터 활용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KT는 올해초 트위터를 전담하는 ‘소셜미디어팀’까지 신설할 정도로 앞서 있다. 이석채 KT 회장 자신이 트위터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근 제조 대기업들이 KT를 벤치마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한 대기업 관계자는 “트위터를 통해 메시지를 전파하면 이른바 ‘승수효과(처음 기대보다 몇 배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위기대응 면에선 트위터가 CNN보다 빠르고 위력적”이라고 말했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