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검거 5일만에 자백>“물탱크 속에 뭔가 넣는 장면 봤다”

경찰이 김길태(33)가 이모(13)양의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을 지켜 본 제보자를 찾아냄에 따라 이양의 피살시점은 이양이 실종된 지난 2월24일 늦은 밤으로 좁혀지게 됐다.

16일 이양 시신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가 나오면 피살시점이 보다 정확히 특정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15일 “한 시민으로부터 ‘2월24일 자정이 조금 지났을 무렵 김길태가 (부산 사상구 덕포동 재개발지역 내 파란대문집 뒤편 버려진) 물탱크 속에 뭔가를 넣는 장면을 봤다’는 제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제보자는 14일 오전 경찰의 탐문수사 과정에서 “이양의 사체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김길태가 물탱크 안에 뭔가를 넣는 장면을 봤고, 이후에도 김은 왔다갔다 하며 물탱크 안에 뭔가를 계속 넣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제보자의 신원에 대해 “제보자 보호를 위해 밝힐 수 없지만 업무상 일로 이양 시신 유기 현장을 오가는 시민”이라고 전했다.

이 제보자는 미리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무슨 해를 입을까 두려워 신고하지 않았다”면서 “안전이 보장된다면 법정에 나가 목격 사실을 증언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제보 내용은 ‘2월24일 캄캄한 시간에 이양을 성폭행하던 중 입을 막고 목을 조른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양이 옷이 벗겨진 채 숨져 있어 전기매트 가방에 담아 파란대문집 물탱크에 유기했다’는 김길태의 진술 내용과 일치한다.

이에 따라 이양의 정확한 피살시점은 2월24일 늦은 밤으로 좁혀지게 됐다.

경찰로서는 ‘성급하고 무리한 공개수사에 부담을 느낀 김길태가 이양을 살해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부산 =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