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내 미증유 사태 가능성”>한·미·중 ‘北 급변사태 대비가 핵보다 심각’ 선회

  • 문화일보
  • 입력 2010-03-1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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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북접근정책의 무게중심을 6자회담을 통한 북핵해결에서 북한 급변사태 대비를 위한 관련국 공조쪽으로 이동시킬 조짐이다. 북한이 핵폐기에 대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6자회담 재개에 주력하기보다는 북한의 가속화하는 체제 불안정 상황을 주목하며 대비책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는 논의가 정부 안팎에서 급속히 힘을 얻고 있다.

정부당국자는 19일 “북한이 핵문제에 대한 전략적 결정을 유보하고 미국이 북핵문제에 대한 전략적 인내심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6자회담 재개 자체에 집중하는 것은 북핵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있다”면서 “최근의 북한 상황 전반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외교소식통도 “미 백악관과 국무부의 비확산담당 핵심인사들은 요즘 이란 핵문제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북한핵은 위험한 게 사실이지만 6자회담 프로세스를 통해 불안정하게나마 불능화 상태가 지속되고있어 아직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 정부의 이같은 인식은 일차적으로 11·30 화폐개혁 이후 북한체제 위기 징후가 깊어지면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핵문제에 대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왕자루이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 및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중 이후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은 여전히 핵문제에 대한 입장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다. 여기엔 김 위원장의 뇌 관련 질환이 발병한 이후 건강상태를 볼 때 김 위원장의 시대가 짧으면 3년, 길어야 10년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도 깔려 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중국은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논의하는 한편으로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준비도 병행해 나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미 양국은 이미 지난해 작전계획 5029를 완성,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군사적 공동대비책을 마련했으며 정부 내부적으로는 북한 급변사태를 대비한 행정계획인 ‘부흥’도 마무리지었다. 주목되는 점은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부정하는 중국도 한미 양국의 북한 급변사태 준비논의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왕지스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장은 2월23일 아산정책연구원 세미나에서 북한 급변사태와 관련, “실질적 위협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계획을 논의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논의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이 올해 한미 양측과 연쇄회의를 열고 북한의 체제붕괴 및 대규모 난민사태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키로 한 점은 중국도 더이상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을 부정할수 없는 단계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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