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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0년 04월 23일(金)
마그마, 빙하 만나 ‘팝콘 튀듯’ 분출… 제트기류 타고 확산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대란’ A to Z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지난 14일 새벽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Eyjafjallajokull) 화산이 폭발, 1주일 넘게 전세계 하늘을 마비시켰다. 화산에서 뿜어져 나와 10㎞ 상공까지 치솟은 시커먼 화산재가 기류를 타고 유럽 하늘을 뒤덮으면서 9만5000건의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700만명의 여행객들의 발이 묶였다. 22일을 전후해 항공운항은 빠르게 정상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유럽 각국과 항공업계는 막대한 경제 손실과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빙하, 기류 등 여러 환경 요인들이 결합된 결과지만 전세계가 얼마나 긴밀히 연결됐으며 자연 환경 문제가 얼마나 폭발적인 영향을 미치는가를 충격적으로 보여줬다.

1. 에이야프알라요쿨 화산은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동남쪽으로 16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에이야프얄라요쿨은 기원 이후 세번 폭발한 적이 있다. 해발 1600m의 고도에 위치해 있는 이 화산은 920년, 1621년, 1821년에 폭발했으며 마지막 폭발은 약 14개월이나 이어졌다. 아이슬란드에는 총 140개의 화산이 있는데 그 중 30개가 활화산이다.

2. 화산이름 발음이 왜 어렵나

아이슬란드어는 스칸디나비아 고대 및 중세언어를 그대로 간직한 하고 있어 외국인이 발음하기가 매우 힘들다. 국내 경우 대다수 언론은 ‘에이야프얄라요쿨’로 표기하지만, 일부는 ‘아이야프야플라예르쿠둘’‘에이야팔라외퀼’로 적기도 했다. AP통신은 ‘에이야피야라예르쿨(ay-yah-FYAH-lah-yer-kuhl)’로 적은 반면, 미국 공영방송 NPR는 주워싱턴 아이슬란드 대사관에 문의한 결과 ‘에이야피야라요쿠울(AY-yah-fyah-lah-YOH-kuul)’로 확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내 유일의 아이슬란드 - 한국어 사전 저자 유성호씨는 최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국내 언론들이 쓰고 있는 화산이름은 전부 부정확하다”면서 “위키피디아 영문판이 제시한 ‘에이야퍄틀라이외퀴틀’이 가장 정확한 것같다”고 밝혔다. 화산 이름자체는 섬, 산, 빙하가 합쳐진 단어다.

3. 이번 폭발, 왜 문제였나

이번 화산의 마그마는 점성이 낮아 분출되지 않는 현무암 성분이다. 하지만 현무암 성분의 마그마도 물을 만나면 난폭해진다.

물이 고온의 마그마에 섞이면 수증기로 변하는데 수증기는 압력이 낮은 지표면으로 나오는 순간 급격하게 부피가 팽창한다. 마그마에 물이 조금만 섞여도 분출되는 순간 팝콘을 튀길 때처럼 동시다발적으로 강력하게 튀어오른다.

화산이 빙하지역에 있다보니 다량의 물이 섭씨 1200도가 넘는 마그마와 만나 수증기로 변하면서 폭발력이 세진 것. 이른바 ‘샴페인 효과’다. 화산재가 상공 10㎞ 이상 높이까지 올라가면서 제트기류를 탔고, 피해를 키웠다. 수많은 항공기가 오가는 항로에 화산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도 다른 화산폭발 때와 달리 대규모 항공대란을 초래한 원인이 됐다.

4. 추가 폭발 가능성은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인근에 있는 카틀라 화산과 헤클라 화산이 문제다. 에이야프얄라요쿨이 터질 때마다 카틀라가 폭발했다는 사실 때문에 현지 지질학자들이 이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중이다.

카틀라는 100년마다 평균 2차례씩 폭발했는데, 마지막으로 대폭발한 것은 1918년이었다. 이때 폭발로 집채만 한 빙하 덩어리가 하늘로 치솟았는가 하면 유럽 전역에 기상이변이 일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앵그리 시스터(angry sister)’로 불리는 두 화산은 930년부터 현재까지 16번 폭발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에이야프얄라요쿨 자체는 23일 현재 폭발 위력이 다소 감소했으나, 재폭발 가능성도 크다.

5. 화산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이번 화산재로 인한 기후변화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인 피해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아이슬란드 화산은 하루 15만t의 이산화탄소(CO₂)를 방출하고 있지만 이는 매년 전 세계 화산이 4400만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화산재로 인해 항공운항이 중단되면서 이산화탄소도 최소 150만t 이상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상에 내려앉은 화산재가 토양 및 식물 생태에 미칠 영향 등은 규명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화산재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다는 주장도 있다. 화산재는 토지에 영양분을 제공할 뿐 아니라 토지가 수분을 보유하게 하고 유용한 박테리아 서식을 돕는다는 것이다.

6. 화산재가 항공기에 미치는 영향

화산재 안에는 돌과 유리 성분, 모래 등이 다량 포함돼 있다. 이런 화산재가 폭발로 최고 해발 10㎞까지 올라가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데 화산재가 비행기 제트엔진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먼지가 녹아 미세한 유리 성분이 되어 냉각 통로를 막아버릴 수 있다. 그곳에서 냉각된 유리조각이 터빈 블레이드에 쌓이면 엔진이 가동되는 데 장애를 일으킨다. 이번 사태의 경우 비행기는 더 높은 지역에서 비행하지만 이착륙 시에는 화산재가 있는 지역을 한번씩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항로 전체에 대한 폐쇄조치가 취해졌다.

7. 피해 규모, 얼마나 되나

국제 민간항공수송협회(IATA)는 전 세계적으로 하루평균 120만명의 승객들이 발이 묶였으며 유럽에서는 하루 2만편 정도의 항공편이 결항됐다고 21일 밝혔다. 전 세계 29%의 국제 항공이 영향을 받은 셈이다. 조바니 비시나니 IATA 회장은 “그 피해 규모는 9·11테러 당시 미국 공항이 3일동안 폐쇄됐던 것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또한 IATA는 20일까지 본 피해가 최소 17억달러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루 평균 1억1000만달러 상당의 연료비가 절감되긴 했지만 새로 결항된 승객들의 숙식 등의 편의 제공 비용이 늘어났다. 항공업계의 피해 말고도 존 론스키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화산 폭발로 유럽 경제성장률이 0.1%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8. 완전 정상화 언제쯤

23일부터 항공대란사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화산의 추가 폭발 여부에 따라 상황은 또다시 바뀔 수 있다. 국내의 경우 22일 현재 모든 유럽행 노선의 운항이 정상화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항공권을 구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현재 대기자만 700만명에 이르는 실정이라 이런 부분까지 해소되는 데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9. 이번 사태 대응 문제점은

화산재에 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정교한 경보체계가 있었다면, 전면 운항금지 조치로 인한 엄청난 혼란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화산재의 항공기에 대한 유해성 여부도 아직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마티아스 루에테 운송담당 집행위원은 “우리가 사용한 (화산재의) 리스크 평가에 명확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며 “유럽 항공당국들이 화산재 밀도가 얼마나 돼야 비행기 엔진에 위험을 가져올지 확실히 알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초유의 사태를 맞아 EU와 각국 정부가 우왕좌왕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U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럽항공체계 단일화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 그동안 큰 규모의 화산 폭발

가장 유명한 화산 참사로 고대 로마의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인근 폼페이시가 고스란히 묻혀버렸다. 가장 큰 인명 피해로 1812년에서 1815년 사이 인도네시아 소 순다 열도 숨바와 섬의 탐보라 화산 폭발을 꼽는다. 이 폭발로 1만명이 사망했고 화산 폭발에 따른 기근의 여파로 8만 명이 아사했다.

1883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와 섬 사이의 크라카토와 화산 폭발은 근대 가장 큰 규모의 화산 폭발이다. 1902년 카리브 해 펠라 섬에서의 마르티니크 화산 폭발은 이때 발생한 독가스로 섬 인구 약 3만명이 모두 사망했으며 지하 깊은 독방에 갇혀 영향을 받지 않은 수감자 1명만이 살아남았다. 1986년 콜롬비아 나바도 델 루이스 화산 폭발은 안데스 산맥의 빙하를 녹여 산사태를 일으키면서 2만5000명이 흙더미에 묻혀 죽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밖에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세인트 헬레나 화산도 대폭발 사례로 꼽힌다.

최현미·이현미·박준우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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