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빵 터진’ 웃음… ‘일밤’ 명성 되살릴까?

이번에야말로 ‘일밤’의 구원투수가 등장한 걸까.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밤)’ 새 코너인 ‘뜨거운 형제들’이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일밤’은 1988년부터 시작한 MBC의 대표 주말 오락 프로그램. ‘이경규가 간다’, ‘양심 냉장고’, ‘몰래 카메라’ 등 숱한 인기 코너들을 쏟아냈지만 최근에는 이름값에 못 미친다는 혹평 속에 시청률 하락을 거듭해 왔다.

‘일밤’ 전성기의 주역인 ‘쌀집 아저씨’ 김영희 CP까지 복귀했지만 타사 주말 오락 프로그램들과의 경쟁에서 늘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 ‘일밤’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뜨거운 형제들’이 단 1회 방송만으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23일 방송한 2회에서는 미혼 멤버 4명이 유부남 멤버들의 무선 지시를 받으며 소개팅을 하는 ‘아바타 소개팅’ 에피소드가 방영됐다. 지난 3월28일 첫 방송 이후 천안함 사태와 파업 여파로 7주 만에 방송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말 그대로 ‘빵 터지는’ 웃음을 안겨준 것.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MBC에서 열린 ‘뜨거운 형제들’ 기자간담회에서 김영희 CP는 “두 번째 방송 후 시청자 반응을 보고 힘을 얻었다”며 “예능 프로그램이 초반에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얻기 힘든데 적어도 몇 주 안에 가장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시청자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구라, 탁재훈, 박명수 등 방송사를 넘나들며 활약 중인 대표 예능 MC들에 KBS 개그콘서트 출신 박휘순과 아이들(idol) 그룹 출신 노유민, 비스트 이기광, 슈프림팀 래퍼 싸이먼디 등이 가세한 MC진은 예상을 뛰어넘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공익성에 지나치게 치중해 재미를 외면한다는 인식을 뛰어넘느냐는 질문에 탁재훈은 “공익성은 ‘일밤’의 다른 코너인 ‘단비’에 맡기고 우리는 웃음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명수는 “야외 버라이어티가 대세라고 하지만 시청자는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한다”며 “스튜디오 안에서 새로운 웃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구라도 “박명수와 탁재훈, 나는 이미 강하고 재밌는 캐릭터로 알려졌다”며 “나머지 5명이 얼마만큼 자기 목소리를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방송 2회 만에 MBC 오락 프로그램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뜨거운 형제들’이 과연 반짝 스타에 그칠지, 롱런할 수 있을지 방송가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동현기자 offram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