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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0년 05월 25일(火)
민주노총의 심각한 ‘도덕 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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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학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최근 실업급여를 부정 수급한 혐의로 민주노총 현직 간부 3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민주노총 산하 서비스연맹 조직부장은 고용돼 월급을 받았음에도 실업급여를 부정 수급한 혐의로,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이들을 서비스연맹 직원으로 채용하면서 ‘실업급여를 받아 연맹 계좌로 입금하면 그 액수에 연맹 돈을 더해 두 사람 월급을 주겠다’며 부정 수급을 주도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부정행위를 저지른 간부들은 민주노총 조합원 중 일부다. 따라서 이들 일부의 행위를 두고 민주노총 전체를 매도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하지만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스폰서 검사’ 사건을 보라. 대한민국 검사들 대부분은 자신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믿으면서도 스폰서 검사로 지목된 극히 일부의 검사들에게 국민은 왜 이토록 분개하는 것인가.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사에게 국민이 요구하는 윤리성과 청렴성의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비록 비리를 저지른 검사가 일부라 할지라도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실망 역시 매우 컸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노동자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활동하는 노동조합의 간부가 실직한 노동자의 최소 생계 보장을 위한 실업급여를 부정한 방법으로 축냈다는 사실에 국민은 커다란 충격을 받은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비리나 사회 부조리에 대해 서슬 푸른 칼날을 가차 없이 들이대는 민주노총, 전교조, 시민사회단체들은 그에 걸맞게 다른 집단들에 비해 더욱 엄격한 윤리성과 도덕성을 견지해야 한다.

국민은 전교조 소속 교사가 교생실습을 나온 여자 대학생들을 성추행한 사건이나 민주노총 고위 간부가 전교조 소속 교사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일들을 기억하고 있다. 식구가 많으면 이런저런 사건 사고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한 일로 단체 전체를 폄훼해서는 안되지만, 이러한 사건이 일부에 의해 행해진 것이라 하더라도 사건 발생 이후에 이들 단체의 대응 태도를 보면 극히 일부에 의해 이뤄진 개인적 치부라고만 이해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교생 성추행 사건에서는 가해 교사들이 전교조를 서둘러 탈퇴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으며, 민주노총 간부의 성폭행미수 사건 때 전교조는 자신들의 소속 교사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전교조와의 선을 긋기에 급급했다. 이번 사건에서도 민주노총은 ‘단순하게 생각했다’거나 ‘고의가 아니었다’는 등 변명을 하기에 급급했고, 민주노총 일부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은 노동 현장에서 저임금을 받고 활동을 하는 계약직 노동활동가에게 최소 생활이라도 할 수 있게 하려는 고민에서 비롯된 불가피한 편법이었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중적 잣대로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태도에 그저 참담함을 느낄 뿐이다.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과 단체는 국민의 신뢰라는 무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윤리적·도덕적 흠결로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되면 자신들의 활동과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만약 이번 사건을 두고서 혹시라도 실업급여의 부정 수급은 노동 활동가의 생계를 위한 편법이었을 뿐 결코 노동자의 몫을 빼앗은 부정행위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노조 간부가 단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그러한 노조는 절대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건에 대해 변명을 하기보다는 문제의 심각성을 스스로 자각하고 국민에게 깊이 사과해야 한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노조 간부들의 준법의식 제고를 위해 노력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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