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제재’ 외교 총력>‘천안함’ 유엔 외교戰 본격화

천영우 외교통상부 제2차관이 31일 미국을 방문한 것은 천안함 사건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가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천안함 사건의 무대가 유엔으로 옮겨지는 것을 뜻하며, 한국과 미국, 일본의 제재 추진에 중국이 어느 정도로 대응할지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보리에서 한국의 전략은 한·미·일 3각동맹을 축으로 하는 설득외교다. 한국은 천안함 사건의 당사국으로서, 미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일본은 안보리 참여국으로서 각각 역할을 하게 된다. 1차적인 정지작업은 한국이 맡게 된다.

한국은 천안함 사건을 안보리에 회부하는 서한을 유엔 안보리의장에게 발송하고, 안보리 이사국들을 상대로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를 브리핑하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 혹은 비난의 필요성을 적극 제기할 방침이다.

미국은 안보리 비공개 회의에서 한국을 대신해 북한 제재를 촉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국이 안보리 비공개회의에 참여할 수 없는 만큼 실제 안보리 이사국 사이의 내밀한 논의는 미국의 손에 의해 결정될 여지가 많다. 비상임이사국인 일본은 미국을 도와 북한 제재를 앞장서 주장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지난해 북의 미사일 발사때도 안보리에서 결의안 통과에 앞장섰다.

한·미·일 3국은 일단 안보리 이사회 의장인 멕시코 유엔 대사를 상대로 적극적인 설명에 나설 전망이다. 순번제로 정해지는 안보리 이사회 의장에는 1일부터 멕시코가 맡게 됐다.

워싱턴 소식통은 “5월 의장국인 레바논과도 사이가 좋았지만, 멕시코는 전통적으로 한국, 미국과 사이가 좋아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을 규탄하는 추가 결의안 채택을 목표로 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의장성명 등 상대적으로 낮은 수위의 대북 규탄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리 대북 제재의 결과는 결국 중국이 키를 쥐고 있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