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국민의 선택’ 이후>당대표 ‘인물난’… 박근혜·이재오 등 중진대거 불출마

한나라당이 ‘6·2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쇄신 요구에 휩싸여 있지만 정작 7월초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당 대표 등 지도부에 거론되는 인재풀이 넓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당권 도전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정몽준 대표는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2010월드컵’이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국했다. 또 다른 대안으로 거론되던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도 측근인 진수희 의원을 통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전당대회가 예정대로 7월1일 개최될 경우 남은 시간은 20여일. 일각의 주장대로 전당대회가 연기되더라도 한달여 기간 동안 ‘대표감’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 뚜렷하게 떠오르는 인물군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부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이 전당대회를 7·28 재·보궐선거 이후인 8월20일쯤 치르자는 주장을 펴는 것도 선거패배 충격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도부 라인업을 구축할 ‘시간벌기’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친이계인 안상수 전 원내대표가 차기 대표자리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분석이 많다. 홍준표 전 원내대표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이번 지방선거에서 각각 경기와 서울의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만큼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일부 소장파의 문제제기가 부담이다. 일부에선 친이·친박(친박근혜)계 간 화해가 급선무라며 계파색이 옅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거명하기도 한다.

소장 개혁파들이 주장하고 있는 세대교체 차원에서 ‘40대·50대 기수’로 내세울 인물군도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당 쇄신을 요구하는 초선의원들 사이에서는 ‘젊은 지도자’로 임태희 노동부장관, 김태호 경남도지사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집권당의 대표직을 맡기기에는 아직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소장파 지도부로 거론되는 남경필, 권영세 의원 등은 모두 대표직이 아닌 최고위원 후보급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서병수·나경원·전여옥·이혜훈·김성식 의원 등도 젊은 지도부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