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국민의 선택’ 이후>“최고委에 초선 몫을… 연대회의 상설화”

‘6·2지방선거’ 패배 후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여권 쇄신 논쟁의 동력이 되고 있다. 당내 개혁성향의 초선의원들 모임인 ‘민본21’이 8일 국정쇄신을 위한 청와대 참모진의 조기 전면 개편 등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9일 국회에서 50여명의 초선의원들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당 혁신방안 토론회가 열려 여권 쇄신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초선의원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여권 쇄신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일부 초선, 재선·중진 그룹도 있다. 당 쇄신 운동이 또 다른 내부 갈등을 낳을 수 있는 것이다.

이날 홍정욱 의원은 ‘신보수의 메시지와 메신저 발굴을 위한 쇄신’이란 발제를 통해 “보수의 위기는 메신저의 위기”라며 “외모와 언변이 아닌 진정성을 갖춘 메신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영국 보수당이 젊은 정치신인이던 데이비드 캐머런을 총리로 키운 사례를 언급하며 “과연 한나라당 원로들이 ‘한국의 캐머런’을 키울 의지가 있는가”라며 “최고위원회의에 초선의원 몫을 만들고 초·재선 중심의 차세대위원회와 최고위 간의 연대회의를 상설할 의향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기득권을 버리고 당을 대표하는 새 인물을 키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권택기 의원도 선거 패인분석을 통해 “60대이상의 지지층을 소중한 자산으로 강화하면서 사회 중심축인 40대, 50대의 지지 강화를 위해 ‘통합형 세대교체’로 당의 리더십을 새롭게 창출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놨다. 민본21은 전날 성명서를 통해 ▲청와대 참모진 조기 전면 개편 ▲청와대가 당 인사에 개입하지 않을 것 ▲선거패배 책임자들의 전당대회 불출마 ▲개혁적 인사들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이같은 ‘쇄신운동’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당내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어거지 공천’, ‘청와대 따라가기’ 등에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초·재선 의원들도 많은 것 아니냐”, “청와대 참모 몇명 바꾸고 세대교체를 하기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화합이 우선 아니냐” 등 의견이 다른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초선의원들은 “몇몇 의원들의 권력투쟁에 말려들고 싶지 않다”는 불만을 표출하는 등 백가쟁명식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김만용·조민진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