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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참여연대 ‘안보리 서한’ 파문 게재 일자 : 2010년 06월 14일(月)
이사국들 “NGO가 국가외교 방해… 한국, 참 웃기는 나라”
시민단체·北 협공… 외교소식통 “국제적 망신”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14일 오전 참여연대의 서울 종로구 통인동 사무실을 한 시민이 쳐다보고 있다. 곽성호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에게 참여연대의 서한 전달이라는 돌발 악재가 터져나왔다.

우리 정부가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해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응을 요청하려는 순간, 난데없이 시민단체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여기에다 같은 시기에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이 안보리에다 반박 브리핑시간 할애를 요구했다.

시민단체와 북한측이 협공으로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특히 각국의 유엔 대표부는 참여연대의 행동에 상당한 놀라움과 당혹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외교무대에서 자국의 시민단체가 국익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례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일부 이사국들은 “한국에서는 비정부기구(NGO)가 국가 밖에서도 정부의 일을 방해하느냐”면서 “정말 웃긴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이사국은 “한국이 이런 나라인줄 몰랐다”면서 의아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외교전쟁의 최일선에서 자국 국민이 정부의 노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마치 군인들이 목숨 바쳐 싸우는 전쟁터에서 군인들의 희생을 비웃는 결과와 비슷하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참여연대가 서한을 발송한 시점은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정점에 달하는 순간이었다. 14일 오후 안보리 이사국에 합동조사단이 비공개브리핑을 하고 집중 설득에 나서기 직전이다. 우리 정부는 조사 결과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전에 우스운 꼴을 당하게 된 셈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보겠느냐”면서 “국제적 망신”이라고 말했다.

정부관계자도 “황당하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1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가안보문제에 대해 시민단체가 유엔 안보리에 정부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낸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사실상 이적행위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안 그래도 중국이 한국민의 30%가 천안함 조사 결과를 믿지 않는다고 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명분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주 천영우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중국으로 보내 천안함과 관련한 설득외교를 벌였으나 크게 성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한은 당장 북한측에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북한측은 참여연대 서한이 발송된 즈음에 안보리에서 반박 브리핑을 하겠다고 의장국에 요청했다. 북한측은 한국내 시민단체마저 조사결과를 불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추정되고있다.

우리 정부는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안보리 논의에서 합조단의 브리핑을 통해 의문점을 해소한 뒤 속전속결 처리수순을 예상해왔다. 이르면 6월중으로 안보리에서 천안함 논의를 끝내고 대북 조치를 끌어내려 했으나 내부 문제 제기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악재로 외교적 노력을 배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안보리 안팎에서 남북한간의 공방도 치열해질 조짐이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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