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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0년 07월 09일(金)
만화 한 컷마다 담긴 우주·인류史 진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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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사 (전5권) / 래리 고닉 글·그림, 이희재 옮김/궁리

‘통섭(統攝·Consilience)’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킨 에드워드 윌슨의 개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은 계속돼 왔다.

고대 그리스에서 르네상스에 이르는 장구한 시간 동안 자연과학과 인문학, 사회과학(심지어 종교까지도)의 장벽이 현대인이 생각하는 것만큼 높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두 학문 간의 배타적인 속성, 혹은 단절과 대립이 이 문제의 본질이 아님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하버드대 수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파이베타카파 클럽 회원이기도 했던 래리 고닉은 이력만으로도 ‘통섭’을 온몸으로 체화하고 있는 전업 논픽션 만화가다. 그의 역작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사’(전 5권)가 독자 곁을 찾아간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92년 ‘만화로 보는 인류의 역사’(고려원)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것을 2006년 복간했고, 이번에 21세기 초반 미국의 아프간 전쟁까지의 현대사를 담은 5권 ‘바스티유에서 바그다드까지’가 나왔다. 1990년 첫 권이 출간됐으니 무려 20여 년 동안의 지난한 작업이었던 셈이다.

이 책이 놀라운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현생 인류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하는 일반적인 역사서와 달리 우주의 빅뱅을 그 출발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우주의 만화 역사(The Cartoon History Of The Universe)’라는 원제답게 고닉은 선사(先史)시대의 시작을 인류의 출발 이전으로 끌어올린다.

두 번째는 작가의 놀라운 통찰력과 위트, 그리고 치우치지 않은 공정한 시각이다. 백 마디 말과 글보다 한 장의 그림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역사의 순간들은 독자들이 절로 무릎을 칠 만큼 명쾌하다. 서구, 기독교 중심의 역사관 대신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수평적 역사관에 과학자다운 분석력을 발휘, 대상의 핵심을 포착해낸다.

마지막으로 ‘만화(Cartoon)’의 매력이 잘 살아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1999년 최고의 만화가에게 수여하는 ‘잉크포트 상’을 받았고, 2003년 ‘만화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하비 상’까지 수상한 고닉은 신랄한 묘사와 위트로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이 책은 최고 권위의 만화전문지 ‘더 코믹저널’이 선정한 20세기 100대 만화에 뽑히기도 했다. 작품의 매력은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역사를 쉽게 이해시키고 흥미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고닉의 시선은 역사의 세세한 잔가지들까지 따뜻하게 훑어가며, 자칫 단절되거나 간과하기 쉬운 그 잔가지들의 ‘관계’까지 빼놓지 않고 설명한다. 책을 읽은 독자라면 다음에 소개할 ‘옮긴이의 말’을 부정하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작가가 얼마나 많은 책을 섭렵했고 얼마나 뛰어난 유머 감각을 가졌는지 깨닫는다. 그리고 만화에 온 우주의 역사를 담으려는 그의 시도가 성공하리라는 예감에 젖는다.”

이동현기자 offram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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