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위키리크스, 정규직 5명뿐이지만 수만명이 자원봉사

최근 전 세계는 내부고발전문 민간인터넷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운영하는 주체, 운영 방식, 입수한 정보의 종류 등 위키리크스의 실체를 파악할 만한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국 정보기관들이 앞으로 위키리크스의 베일을 얼마나 벗겨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설립자인 줄리언 어샌지는 1971년 호주 퀸즐랜드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해 편모 슬하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시절부터 해커로 이름을 날렸으며 이 때문에 호주 정부에 체포돼 벌금형과 보호관찰을 받은 전력도 있다. 그가 위키리크스를 만든 것은 자신의 개인사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샌지는 보호관찰을 받는 기간 동안 한 여성을 만나 그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고, 양육권을 둘러싼 오랜 이혼 소송에서 권력기관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권력기관을 겨냥한 정보 공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사이트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9년 1차로 ‘리크스’라는 사이트를 만들었지만 실패했다. 이후 2006년 12월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위키피디아에서 착안한 방식으로 위키리크스를 새로 만들었다. 2인자로 알려진 독일 출신의 다니엘 슈미트 등 5명의 정규직 직원과 수만 명의 알려지지 않은 파트타임 자원봉사자들이 위키리크스를 위해 일하고 있다. 사무실도 없고, 어샌지도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 사실상 ‘유목민’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가 생명의 위협을 느껴 이 같은 생활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설립 초기엔 위키피디아처럼 자유로운 정보 공개와 수정을 원칙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지금은 자료를 올리는 것은 자유롭지만 내부 검토 과정을 거쳐 공개 여부를 제한할 수 있도록 변경된 상태다.

위키리크스 서버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스웨덴, 벨기에 등에 있다. 사이트 접속자들에 대한 별도의 모니터링은 하지 않고 있으며 정보제공자와 그들이 올린 정보들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기밀 수준의 암호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에 넘겨진 전 세계 각국 관련 정보는 총 120만건에 이른다.

2009년 12월 자금난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위키리크스는 올해 들어 20만유로(약 3억원) 정도의 자금이 모이면서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위키리크스는 올해 안에 독일에서 ‘위키리크스의 친구들’이라는 후원단체를 조직해 모금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들이 모금하는 기부금은 연간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은 위키리크스에 정보를 제공한 이들이 법적 소송을 당할 경우 변호사 선임 비용 등으로 쓰인다.

이라크 주둔 미군이 민간인을 공격하는 동영상을 위키리크스에 넘겨준 정보분석 담당 브래들리 매닝 일병에게도 변호사 선임을 해 주겠다고 권하기도 했다.

박준우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