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전셋값 상승은 집값 상승 전조?…‘보금자리’ 변수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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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주택시장에 ‘전셋값 복병’ 이 등장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급이 크게 줄어든 서울 주택시장의 전셋값 상승이 만만치 않습니다. 서울 전셋값이 8월 중순부터 14일 현재까지 4주 연속 올랐기 때문이죠.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용산구가 3.43% 오른 것을 비롯해 강남구(3.33%), 영등포구(3.32%), 성동구(3.29%), 강서구(3.27%), 광진구(3,23%) 등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계절수요 증가에 따른 현상으로 보기에는 왠지 찜찜합니다.

전셋값은 집값의 선행지수입니다. 2007년 초까지만 해도 수도권 주택시장은 전셋값이 상승한 후 6개월~1년 기간을 두고 집값이 올랐지요. 전세난→전셋값 상승→전세가율 상승→매매수요 전환→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최근 전셋값 상승을 바라보는 무주택자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집값은 안정세인데 전셋값이 상승한다면 무주택자나 실수요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거의 주택시장 패턴에 따라 집값 상승을 예상하고 선제적 대응(매수)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현재의 집값 안정 기조에 편승해 전세를 계속 살아야(관망) 할까요. 매수와 관망,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기에는 지금의 주택시장에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1998~2007년 주택시장 패러다임이라면 앞으로 6개월~1년은 무주택자에게 내집마련의 좋은 기회입니다. 서울 기준으로 볼 때 지난 2년 동안 공급이 현저하게 줄어든 데다 집값도 어느 정도 떨어졌고, 전셋값도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요와 공급 불균형, 전셋값 상승 등을 감안했을 때 무주택자들에게는 주택 구입의 시기인 것이죠.

하지만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수도권 주택시장 상황(미분양·미입주)을 볼 때 집값은 앞으로 안정세로 갈 수밖에 없어 관망하는 시기죠. 정부가 집값 안정의 ‘전가의 보도’인 보금자리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한 무주택자들은 보금자리주택 당첨 기대로 주택 매수를 꺼리기 때문입니다. 주거 여건이 뛰어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는데 어느 무주택자가 선뜻 주택 구입에 나서겠습니까. 여기에 1주택을 가진 실수요자나 투자자들도 재테크로써 주택 매수를 꺼리고 있습니다. 관망해야 할 이유지요.

매수 혹은 관망을 하는 무주택자나 실수요자들은 한 가지만은 알아야 합니다. 주택시장에 정부의 강력한 정책 변수가 상존해 집값은 과거처럼 급등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자신과 가족의 생활 여건에 맞는 지역을 선정, 장기적 안목으로 주거와 재테크를 겸한 내집마련이 중요합니다. 주택 구입의 적기(適期)을 좇다가 실기(失機·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조언합니다.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