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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0년 10월 15일(金)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성공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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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전 / 경희대 교수 · 경영학

정부는 13일 제9차 녹색성장위원회에서 2015년까지 5년 동안 정부 7조원, 민간 33조원 등 모두 40조원을 투자해 태양광과 풍력 등 대표적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제2의 수출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신재생에너지산업 발전전략’을 확정, 발표했다. 규모상으로는 중국이 2009년 한 해에만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40조원(346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는 보도와 비교하면 미미한 액수다. 지식경제부가 마련한 전략에 따르면 2015년까지 세계 5대 신재생에너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청사진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화려한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현실화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만한 대책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우선 신재생에너지산업의 기술력은 선진국에 뒤지고, 생산 규모는 중국에 밀린다는 국책 연구기관 연구위원의 지적이 현재 녹색성장에 관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세계 최대의 태양광 모듈 생산 회사인 퍼스트 솔라를 보유한 미국, 이미 전세계 태양전지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태양전지와 연료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고 있는 일본 등 한국의 경쟁 상대국들은 이미 저만치 앞서 나가 있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에서 각 6개월간 초빙교수로서 연구년을 지내고 돌아왔다. 원래는 정보통신(IT)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 연구하고자 했는데, MIT 연구소의 소장은 녹색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할 것을 제안했고, UC버클리에서 필자가 소속됐던 연구소는 기존의 ‘전문가 시스템 기술연구소’라는 이름을 ‘에너지와 지속가능성 기술연구소’로 바꿔 연구하고 있었다. 이처럼 미국의 최고 대학들이 녹색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은 녹색성장에 대한 출발이 늦었다. 따라서 그 격차를 중장기적인 노력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정부 투자의 규모를 경쟁국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이 신재생에너지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민간이 녹색투자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에 있다.

미래 기술과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은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 할인율을 다른 분야보다 2배에서 4배까지 높여 이 분야에 대한 민간 기업의 투자를 저해한다. 시카고학파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인 프랭크 나이트는 미래에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그 확률을 알면 그것은 위험이고, 그 확률 자체도 모르면 그것은 불확실성이라고 했다. 정부는 기술과 시장의 불확실한 미래를 그럴 듯한 미래로, 더 나아가 계획 가능한 미래의 모습으로 보여주면서 민간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케인스가 주장한 바대로 정부의 기본적인 역할은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 것이며, 이는 녹색산업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기업이 시장의 절대 규모와 가격의 예측을 좀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민간의 기회주의적 행동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투자의 인센티브를 극대화할 수 있는 세심한 정책의 기획과 집행이 필요하다. 녹색성장 분야에 대한 개인의 교육 투자를 활성화하는 방법도 이 분야 인력시장 변수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신호 효과를 명확히 주는 데 그 요체가 있다.

정부는 투자에 대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이번 계획이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후속 대책이 기대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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