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오프라인 유출’도 심각

이용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개인정보를 수집한 업체들이 줄줄이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 가운데는 유명 자동차판매업체와 서울 소재 유명 종합병원, 공기업까지 포함돼 있어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이용자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한 혐의(정보통신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A자동차판매업체, 공기업, 유명 종합병원 등의 정보관리자 등 대표 20여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법적 의무를 지닌 ‘준용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에게 이용 목적과 수집 항목, 보유·이용 기간을 알리지 않고 이에 대한 동의도 받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본래 정보통신서비스업자에 한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가졌지만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대상자가 병원, 자동차판매업체, 대형마트, 주유소, 서점 등으로 확대됐다”며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과 만나는 이들은 ‘관행’처럼 소비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08년 3만여명의 피해자 집단소송으로까지 번졌던 GS칼텍스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이와 유사한 피해를 막기 위해 행정안전부가 같은 해 12월 정보통신망법 시행규칙을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입건된 업체들에 대한 피해자 규모는 아직 산출하기 어렵지만 집단소송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사안이어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법안이 개정되면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동네 서점, 비디오 대여점, 병원 등도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의무를 지니게 됐다”며 “사용에 동의하지도 않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떠돌아다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소비자들도 개인정보를 제공할 경우 반드시 동의서를 받고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아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