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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0년 11월 24일(水)
‘짠바람’ 맞고 꾸덕꾸덕… 조금 비려야 제맛!
‘겨울의 맛’포항 구룡포과메기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지난 19일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삼정마을에서 어민들이 손질한 과메기를 덕장에 걸고 있다. 포항 = 김동훈기자 dhk@munhwa.com
경북 포항시 동해면 ~ 대보면 ~ 구룡포읍 ~ 장기면 사이 해안도로(929번 지방도) 45㎞는 우리나라 지형의 ‘호랑이 꼬리’에 속한다. 최근 소금기를 머금은 차가운 북서계절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이 일대 바닷가에는 과메기를 말리는 덕장이 곳곳에 늘어서 장관을 이루고 있다. 11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부는 이 바람은 과메기를 건조, 숙성시키고 풍미까지 더해 준다. 이에 따라 바닷가 식당들도 일제히 과메기 메뉴를 내걸어 이 일대는 지금 과메기 일색이다.

지난 19일 오후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 삼정마을. 어민 이상진(62)씨가 동네 아주머니들과 함께 내장을 빼낸 꽁치를 바닷물과 민물에 씻어 덕장에 걸어 말리느라 손놀림이 바빴다. 그는 “찬바람이 불면서 과메기도 먹음직스럽게 건조되고 주문도 시작됐다”며 “내년 3월까지 9000두름(1두름은 20마리)을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메기는 청어나 꽁치가 얼었다 녹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건조, 숙성돼 만들어진다. 1832년 발간된 포항읍지(邑誌)에 따르면 과메기는 포항 동쪽 영일만 근해에서 잡히는 대표적인 어종인 청어를 말려서 임금에게 진상한 식품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청어가 잡히지 않자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오승희(66) 포항과메기연구소 원장은 “청어가 잡히면 청어 과메기를 만들지만 그 양이 극히 미미하고, 특히 청어는 봄철인 4 ~ 6월 산란 후 주로 잡히며 육질도 떨어져 사료용으로 쓰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꽁치 역시 동해 앞바다에서는 보기 드물어 러시아 캄차카반도나 일본 북해도 등지에서 잡아 영하 60도에서 냉동시킨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고 있다. 이처럼 꽁치를 급랭시키는 이유는 해동과정에서 신선도를 보존하기 위해서다. 이것이 ‘포항 구룡포 과메기’의 특징이다.

포항 구룡포 과메기의 연간 생산량은 5000t으로 전국 과메기 생산량의 80%에 달한다. 오 원장은 “이곳 해안도로 일대는 다른 해안가와 달리 겨울철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데다 차가운 북서계절풍(초속 6m)이 지리적으로 쏙 들어간 영일만을 거쳐 구룡포 일대로 넘어오면서 소금기를 머금어 과메기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패를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히 기온도 영하 6도에서 영상 8도 사이를 유지해 과메기를 만드는 데 이상적인 여건을 두루 갖춰 생산량이 많다”고 말했다.

과메기는 통째로 줄에 엮어서 15일 정도 덕장에 걸어서 건조하는 ‘통마리’와 머리와 내장과 뼈를 발라낸 뒤 3 ~ 4일 동안 건조한 ‘배지기(편과메기)’가 있다. 소비자들은 요리하기 편한 배지기를 주로 먹는다. 비린 맛이 나지만 지방질과 단백질을 함유해 씹을수록 고소하고 구수한 맛이 난다. 뇌세포 활성화 물질인 불포화지방산(DHA)을 다량 함유해 성인병 예방과 피부미용에 좋고 과메기 숙성과정에서 생기는 아스파라긴산은 숙취해소 기능을 한다.

과메기는 초고추장에 찍어서 깻잎과 배추, 미역, 김 등에 싸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며 무침, 초밥, 튀김도 이 일대 식당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구룡포읍내에서 10년째 과메기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선옥(여·46)씨는 “과메기를 신김치에 싸서 먹으면 비린 맛이 덜하다”며 “과메기가 제철로 접어들면서 수도권에서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오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가격은 1㎏(배지기 20마리)에 1만3000 ~ 1만5000원. 여기에 야채를 함께 주문하면 2만5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택배로도 많이 팔려 나간다.

포항 구룡포 과메기는 구룡포읍과 장기· 대보· 동해면 일대의 과메기생산자영어조합법인과 400여개의 업체가 생산하고 있다. 김점돌(59) 법인 조합장은 “과메기 수요가 많은 한겨울에는 덕장에서 2000명 이상이 작업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전했다.

포항 = 박천학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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