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미분양 아파트 해소없인 부동산시장 바닥도 없다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 바닥 논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부 수익형 부동산 분양시장 청약경쟁률이 높게 나오고 지방 분양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리자 바닥론이 대세를 얻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11월 한 달 동안 수도권 주택 분양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장 분위기는 한결 나아졌지만 ‘바닥’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주택시장 활성화 전망은 밝지만 실 계약률 등에 나타난 수요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썰렁하기 때문이죠. 실제 올 상반기(1∼6월)에 분양한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아파트는 미분양을 견디다 못해 11월 들어 결국 할인 분양에 들어갔습니다. 실 계약률이 30%를 겨우 넘기자 전용면적 108㎡, 110㎡에 대해 10% 내외로 깎아 주고 있는 것이죠. 준공 후 미분양이 많이 남아 있는

서울 지역 아파트뿐만 아니라 경기 지역 미분양아파트는 20% 할인 분양해도 여전히 팔리지 않습니다. 경기 용인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친환경 주거여건과 대단지 장점 등이 있지만 해약 등으로 미분양이 쌓여 20% 넘게 할인 중이지만 문의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분양시장이 조금 나아진 10월 이후 분양한 아파트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수도권에서 10월 말~11월 현재까지 청약을 마감한 9개 아파트 단지 중 분양이 마감된 곳은 겨우 1곳에 불과할 정도였죠. 더구나 수원 등에서 분양한 일부 아파트는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 건설사 분양팀을 허탈하게 했습니다. 지난 18일 진행된 3차 보금자리 예약과 맞물려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움직이지 않은 결과로 분석됩니다.

주택시장 바닥은 미분양아파트와 직결돼 있습니다. 미분양이 많을수록 시장 침체가 깊다는 것이지요. 수도권은 최근 3개월 사이에 미분양이 더 늘어났습니다.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아파트는 약 11만가구에 이릅니다. 이중 수도권 미분양만 2만9201가구나 되지요. 특히 건설업계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하는 준공 후 미분양만 전국에 4만9626가구이고, 수도권만 9000여가구를 육박합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분양아파트 해소 없이는 분양시장 활성화는 ‘기대난’이라고 말합니다.

부동산업계는 수도권의 경우 미분양아파트가 현재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1만가구 정도 돼야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분양아파트 소진 없이는 주택시장 바닥은 없다는 것이지죠. 따라서 실수요자들은 주택시장 바닥론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침체기에는 바닥론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주거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주택시장 바닥론을 믿고 분위기에 휩쓸려 섣부르게 청약에 나섰다가는 자칫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시장이 침체될수록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 부동산 투자의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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