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포격 탐지 레이더 부품 결함… 對北 화력전 심각한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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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포사격 등에 대비한 대(對)화력전 장비의 핵심인 육군의 대포병탐지레이더가 부품 호환 등의 문제로 좌표를 일일이 수동으로 입력하고 있어 155마일 휴전선과 서해5도 방어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군 당국과 방산업체 등에 따르면 적 포탄의 위치를 자동으로 식별해 대응사격 지점 좌표를 알려주는 육군의 대포병탐지레이더가 부품 호환 차질로 좌표를 일일이 수동으로 입력해 대응사격 시간이 3~4분 지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3~4분이면 적 화포가 갱도진지에서 나와 발사한 뒤 은폐 엄폐할 수 있는 시간을 벌도록 함으로써 대응사격 기회를 놓칠 수 있는 시간이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서해5도 방어뿐만 아니라 휴전선의 북한 방사포 등의 공격에 대한 대응사격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장비 호환부족으로 대응사격 3~4분 지체 = 군 당국은 대포병탐지레이더 장비업체인 S사와 L사에 소스코드를 공개해 부품 호환을 할 수 있도록 권고했으나 두 방산업체가 거부해 개선이 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L사는 대대 전술통제기(BTCS)를 공급하고 S사는 TPQ-37 레이더에 들어가는 통제장치를 공급해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장비업체간 소스코드를 공개 안해서 호환이 안되고 있다”면서 “전술지휘통제(C4I) 체계 구축과정에서 이 문제를 파악하고 수차례 개선 권고를 내렸는데 양쪽 업체에서 거부해 개선이 안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일한 레이더인 미군장비는 컴퓨터 안에서 자동으로 적 포탄의 위치를 계산해 포부대에 알려주도록 돼있다. 반면 우리 군의 대포병탐지레이더 부대는 지도상의 좌표를 보고 일일이 손으로 받아 적은 다음 아군 대화력전에 사용하는 전술컴퓨터 서브망에 연결된 노트북 단말기에 직접 입력해서 좌표를 포병여단이나 연대에 알려주는 아날로그 방식이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날로그 지도에 떠있는 걸 확인하고 연락장교들이 직접 입력하는 시간이 3~4분이 더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군사전문가는 “이 시간은 사격준비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적 포부대 대응사격을 놓칠 수 있는 ‘치명적인 시간’”이라고 말했다.

◆ 수도권 대화력전에 심각한 구멍 = 특히 휴전선에 있는 북한의 갱도진지의 경우 포사격후 7분 안에 대응사격을 해야 하는데 이것을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7분은 적 갱도진지 포병이 타격후 숨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7~11분은 일종의 ‘취약시간’으로, 화포가 노출됐다가 우리 아군 화력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다.

현재 우리군이 사용하고 있는 대포병탐지레이더는 AN/TPQ-37와 AN/TPQ-36으로 휴전선 전역에 15~16대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AN/TPQ-37은 50㎞ 밖에서 날아오는 포탄 및 로켓탄을 탐지할 수 있으며 대당 가격은 AN/TPQ-36의 4배인 147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

◆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7) = 해안포 등의 발사지점을 포착하는 전자식 레이더. 이 레이더는 90도 각도의 영역을 스캔해 레이더 쪽으로 다가오는 로켓이나 대포 또는 박격포 사격을 탐지한다. 발사된 포탄이나 로켓이 최고점에 도달하기 전에 최초의 발사 궤도만 추적하며 레이더에 설치된 프로그램으로 추적 데이터를 분석, 그 발사장소를 역추적 계산한다.